GD 질문들, 손석희와 10년 만의 재회에서 밝힌 음악·결혼·미래
관련사진 = 손석희의 질문들
K-팝 아이콘 지드래곤(G-DRAGON, 본명 권지용·37)이 방송인 손석희와의 10년 만의 재회를 통해 음악에 대한 철학과 결혼관, 그리고 과거의 아픔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5일 밤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3'에 출연한 지드래곤은 7년간의 공백을 깨고 컴백한 소회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약 10년 만의 재회로, 과거를 회상하며 유쾌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손석희는 지드래곤에게 최근 활발히 활동 중인 후배 아이돌 그룹들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특히 자작곡을 만드는 후배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특별히 눈에 띄는 그룹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잠시 고민하던 지드래곤은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을 하지 못했고, 손석희가 센스 있게 "없는 걸로 하겠다"며 정리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저도 현재 활동 중이기 때문에 지금은 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지드래곤은 10년 전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화제가 됐던 발언을 다시 언급했다. 당시 그는 "우리는 우리가 곡을 만든다"는 말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인터뷰에서 손석희가 "그 답변 때문에 후배들이 더 열심히 작곡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하자, 지드래곤은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면 성공적"이라고 짧게 답했다.
프로듀싱을 넘어선 다음 단계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도 고민하고 앞으로도 고민할 것이며, 평생의 숙제로 남을 것 같다"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이어 "'한다', '안 한다', '잘 한다', '못 한다', '잘 못 한다' 등 여러 동사가 있는데, 그중에서 제대로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고의 결과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프로듀서로서의 고민을 드러냈다.
방송 중 손석희는 "장가는 언제 가느냐"고 장난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지드래곤은 "결혼은 갈 때 가야 한다. 정말 안 가본 세계라 너무 가보고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손석희가 "얼굴이 가장 빛나는데요?"라고 덧붙이자, 지드래곤은 "안 가본 세계라 정말 가보고 싶다. 저한테는 가장 미지의 영역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드래곤은 빅뱅 멤버 태양의 가정을 언급하며 "태양이 결혼해서 이제 4살 아이의 아버지"라며 "아기를 만나러 가서 '아빠 친구야'라고 말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도 신기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어느 순간 '아버지'가 되어 있을 것 같다. 너무 기대되고 걱정도 된다"며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손석희가 "올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묻자, 지드래곤은 재치있게 "그건 맞다. 그런데 저는 갈 사람이긴 하다. 그걸 알아두시면 누군가는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군대는 오라고 했는데 장가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결혼할 사람이) 아직은 없다. 오라고 한다고 제가 그냥 가지도 않는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5세 때 '뽀뽀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룰라의 뮤직비디오에 꼬마 룰라로 참여했다. 지누션의 션의 추천을 받고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으며, 데뷔 이전부터 선배 가수들의 앨범에 참여하거나 피처링 무대에 서면서 연습생으로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연습생 기간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5년, YG엔터테인먼트에서 6년으로, 총 11년에 달한다. 지드래곤은 동갑내기 친구 태양과 함께 약 6~7년간의 힘든 연습 기간을 거쳐 2006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리얼다빅뱅'을 통해 발탁된 3명의 멤버 T.O.P, 대성, 승리와 함께 빅뱅의 멤버이자 리더로 정식 데뷔했다.
지드래곤은 빅뱅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 하루"와 "Tonight", "블루", "판타스틱 베이비" 등 그룹의 모든 메가 히트 곡들을 작업해 '프로듀서 아이돌'의 대표주자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첫 솔로 앨범 'Heartbreaker'로 일렉트로 팝 유행을 불러왔으며, 2012년 'One of a Kind', 2013년 정규 2집 'COUP D'ETAT', 2017년 EP '권지용' 등을 통해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지드래곤은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그의 패션과 퍼포먼스를 흠모하는 사람들을 양산해 속칭 'GD병'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냈다. 2014년에는 세계 최대의 보석상 초우타이푹과 제휴해 자신이 디자인한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했으며, 나이키와의 협업 스니커 '파라-노이즈'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2025년 정규 3집 'Übermensch'로 컴백하여 멜론에서 총 20주 1위, 앨범 판매 100만장을 돌파하며 남자가수 최장기간 1위, 솔로가수 최장기간 1위, 2세대 유일무이한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세웠다. 2025년 10월, K-POP 아이돌 최초로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026년 40주년을 맞는 골든디스크어워즈의 '골든디스크 파워하우스 40'에 선정됐으며, 그룹 빅뱅과 개인 자격으로 모두 선정된 유일한 인물이다.
방탄소년단의 정국이나 래퍼 비와이는 빅뱅과 지드래곤의 영향을 받아 팬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아이돌 출신으로서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에게 인정받기 쉽지 않은데, 지드래곤은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에게도 인정을 받는다.
지드래곤은 "앨범을 만들 때 1년 전 어떠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모든 풍자 안에 제가 3자로 보는 시각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알고 싶지 않은 일이었는데 당사자가 되었다"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그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말할 곳이 없었다"고 토로했으며, 손석희가 "분명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라고 공감하자, "억울하고 하소연하고 싶은 게 아님에도 일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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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은 영화 '트루먼 쇼'가 자신의 인생 영화라고 밝히며 "극도로 예민했을 때 (내 인생이) '트루먼 쇼'라고 생각한 적 있다"며 "말이 안 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모든 환경에 사실 대놓고 카메라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생활은 저희가 딱히 말하거나 알리거나 보여주지 않는다면 몰라야 하고 알 수 없어야 한다"며 "알리고 싶은지 아닌지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조차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2024년 8월, '저스피스 재단'(JusPeace Foundation) 출범과 함께 첫 출연금 3억원을 빅뱅의 팬덤 VIP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지드래곤이 명예 이사장을 맡은 공익 재단 '저스피스 재단'은 마약 근절 활동과 사회적 약자 지원 사업 등 공익적 활동을 위하여 지드래곤의 저작권 기부로 설립되었으며, 신규 음원 수익의 1%가 이 재단에 기부된다.
손석희와 지드래곤의 오랜만의 만남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안겼다. 손석희는 과거 지드래곤과의 인터뷰 당시 그의 빨간색 머리를 언급하며 기억을 더듬었고, 이에 지드래곤은 '붉은 주황색이었나요?'라며 정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역시 지드래곤", "10년이 지나도 감각을 잃지 않았다", "결혼 관련 발언 너무 귀엽다", "손석희 선생과의 케미가 좋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마약 누명으로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냈다", "저스피스 재단 활동 멋지다", "피해자인데도 말할 곳이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등 지드래곤의 진솔한 고백에 많은 이들이 공감과 응원을 보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후배 아이돌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도 센스있다", "자기 일에 집중한다는 답변이 프로페셔널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천재"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K-POP 아이돌 최초 옥관문화훈장 수상자답다", "프로듀서 아이돌의 원조", "빅뱅이 있었기에 지금의 K-POP이 있다", "지드래곤은 영원한 K-POP 아이콘"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후배들에게 미친 영향력이 대단하다", "작곡하는 아이돌의 길을 열었다", "패션부터 음악까지 트렌드를 만들어온 진짜 아티스트"라는 찬사가 줄을 이었다.
손석희는 "그때가 돼도 지금의 감을 잃지 않길 바란다"라며 10년 전과 똑같은 말로 지드래곤에게 인사했다. "10년 후에는 제가 인터뷰를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여러분께서 해달라"고 하자 지드래곤은 "5년 뒤에 제가 저널리즘의 문제에 대한 답을 들고 오겠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지드래곤은 "(제대 후) 목소리가 좀 낮아졌다"며 군 전역 후에 목소리 톤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는 목소리 톤이 훨씬 미성으로 말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APEC 정상회의에서 특별 공연을 펼쳐 각국 정상들의 환영을 받은 지드래곤은 2025년 월드 투어 'Übermensch WORLD TOÜR'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