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X 공식 계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수입 상품에 대해 오는 6월 1일부터 곧바로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을 관련 부서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EU와의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교역에서 미국을 제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EU의 강력한 무역 장벽,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징벌, 비통화적 무역 장벽, 통화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으로 인해 미국이 연간 2억 5천만 달러(약 3천400억 원)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4년 EU에 대한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는 2천356억 달러(약 324조원)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X 공식 계정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전혀 붙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미국 내 생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애플이 관세 전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중심의 생산·조립 공정을 인도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이번 발언은 벨기에 브뤼셀 기준 23일 오후 예정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 집행위원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의 전화 통화를 앞두고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 통화 일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이 올라오기 전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이번 발언이 협상을 앞둔 공개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X 공식 계정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전면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상품 수입이 가장 많은 EU에 20%의 세율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4월 9일에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기본 상호관세인 10%의 보편관세만 매기되, 90일 동안 각국과 협상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며 유예 기간을 두었다. 당시 EU는 미국 관세 발효에 대응하기 위해 210억 유로(약 33조 원) 상당의 보복 관세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결정이 나오자 7월 14일까지 90일간 보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강경 발언으로 인해 미국과 EU 간의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