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얼차려 관련 사진 = JTBC 뉴스 공식 유튜브 계정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집회 도중 교인들에게 이른바 '원산폭격' 자세를 시키고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중간 관리자의 책임 강조를 위한 퍼포먼스이자 유쾌한 연출"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은 전 목사의 행태를 맹비난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 22일 전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전광훈TV'에 공개된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전 목사가 각 지역 광역위원장들을 단상 앞으로 불러 모은 뒤, 집회 참여자 모집 인원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산폭격' 자세를 명령하는 모습이 담겼다.
십여 명의 광역위원장들은 전 목사의 "동작이 왜 이렇게 느려, 다시 대가리 박는다 실시!"라는 호통에 머리를 바닥에 대고 뒷짐을 졌다. 일부 손으로 바닥을 짚은 위원장에게는 "발로 차버려야 한다"는 경고까지 나왔으며, 여성 위원장들 역시 예외는 없었다. 전 목사는 이들을 향해 "니들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다른 교인들이 "봐달라"고 요청하자, 전 목사는 "조건부로 봐주겠다"며 다가오는 토요일 집회에 지난 3·1절 집회 인원의 두 배를 모을 것을 촉구했다.
전광훈 목사 얼차려 관련 사진 = JTBC 뉴스 공식 유튜브 계정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대국본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대국본은 "해당 장면은 인원을 충분히 모집하지 못한 지역 사례를 언급하며, 중간 관리자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분위기 또한 결속과 활기를 북돋우기 위한 유쾌한 연출이었고 폭력적이거나 공포를 조성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무관했다"고 주장했다.
대국본은 또한 "사적 성격의 모임 일부를 떼어내 정치적 공세에 활용하려 한다면, 좌파 진영 내부 행사에서의 발언과 행동 역시 똑같은 기준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맥락을 자르고 특정 부분만을 확대해 왜곡하는 건 극단적"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지금 좌파 언론사들의 행태야말로 참으로 극단적"이라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집회에서 "최고의 위기가 왔다. 체제가 북한으로 넘어가게 돼 있단 말이다. 여러분이라도 정신 바짝 차려서 국민을 계몽해야 한다"며 "(안 그러면) 차라리 그냥 북한으로 가든지. 김정은한테 성폭행당하든지"라는 극단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전라남도 광역위원장에게는 "'북한 가서 살고 싶어?'라는 말로 (사람들을) 동원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 얼차려 관련 사진 = JTBC 뉴스 공식 유튜브 계정
이러한 전 목사의 행태는 정치권의 강한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전 목사와 연관성이 제기되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김문수 후보를 향해 "즉각 극우와의 결별을 선언하시라"고 촉구하며, "전광훈 목사의 광기를 보고도 그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않을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전 목사의 행태를 "정해진 동원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가혹행위를 시키는 전광훈의 모습은, 21세기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기와 기괴함 그 자체"라고 일갈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전 목사 관련 질문에 "정치적 관계는 없고 조직적으로 제가 그 당 소속이 아니고 요즘엔 교회에 나간 적도 없다"면서도, 전 목사 지지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국민께서 빛의 혁명으로 지켜낸 민주공화국을 들어 다시 윤석열과 전광훈 목사에 바칠 셈이냐?"며 김 후보를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전광훈 목사의 기행과 그에 대한 해명, 그리고 정치권의 반응이 얽히면서 이번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