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존하는 더위와 해산물 섭취 증가가 낳는 치명적 위험…고위험군 각별한 주의 필요
- 기후 변화의 그림자, '가을 무더위'와 해산물 선호가 키우는 비브리오패혈증 위험
비브리오패혈증균, 사진 = 서울대병원 tv
2025년 9월 중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는 여전히 여름의 잔열이 남아있다. 이러한 기후 변화와 함께 국민들의 해산물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바다에서 시작되는 치명적인 감염병, 비브리오패혈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해수 온도가 15℃ 이상으로 유지되는 시기에 활발하게 번식하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의 특성상, 9월은 물론 10월까지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기이다. 건강한 식탁을 위한 철저한 예방 수칙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이다. 이 균은 특정 조건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하여 인체에 침투했을 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 가장 큰 특징은 염분을 좋아하고, 15℃ 이상의 해수 온도에서 활발하게 증식한다는 점이다. 즉, 염분 농도가 적절한 연안 지역이나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주로 서식하며, 겨울철 수온이 낮아지면 바다 밑 갯벌에서 월동하다가 봄철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비브리오패혈증균이 민물에서는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예방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살아있는 활어의 근육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아가미나 껍질 등에 주로 붙어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위생적으로 처리하면 생선회로 인한 오염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균은 일단 인체에 침투하면 매우 빠르게 증식하며 독소를 분비하여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증상으로 시작될 수 있으나, 빠른 시간 내에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급격한 혈압 저하와 함께 피부 병변이 나타나고, 사망률이 매우 높다. 40세 이상 남성에게 흔하며, 남녀 비율은 약 7:1 정도로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만성 간질환, 알코올 중독, 당뇨병, 악성 종양, 폐결핵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비브리오패혈증균, 사진 = 서울대병원 tv
통상적으로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높은 늦여름에서 초가을인 8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무더위가 9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비브리오패혈증의 발생 위험 시기가 더욱 길어지고 있다. 2025년 여름은 폭염과 장마가 심했고, 9월에도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비브리오패혈증균의 활동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기후적 요인과 함께 변화하는 식습관 또한 비브리오패혈증의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강과 맛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선한 해산물, 특히 활어회나 조개류 등을 날것으로 섭취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문제는 이러한 해산물들이 비브리오패혈증균의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온 보관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익히지 않거나 위생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여름철 휴가철을 맞아 해변가에서 직접 채취한 조개류를 섭취하거나, 야외 활동 중 상처를 입은 상태로 바닷물과 접촉하는 경우에도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브리오패혈증을 여름철 질환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선선한 가을 날씨에는 경각심이 느슨해지는 것도 위험 요소 중 하나이다. 9월은 아직 해수 온도가 충분히 높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 할 만큼 감염 후 치명률이 높은 질병이다. 따라서 다음의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는다: 가장 기본적인 수칙이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어패류를 절대 날것으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 어패류는 85℃ 이상으로 충분히 가열 조리해야 안전하다.
어패류 보관 및 처리 위생: 어패류는 5℃ 이하로 저온 보관해야 한다. 조리 시에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이 있을 수 있는 아가미나 내장을 수돗물(민물)로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칼과 도마는 해산물 전용을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피부 상처와 바닷물 접촉 피하기: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특히 어업인이나 낚시꾼 등 바닷물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은 장갑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하여 상처 감염을 막아야 한다.
손 씻기 생활화: 어패류를 만진 후에는 비누를 사용하여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만약 예방 수칙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비브리오패혈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신속하게 진단받고 치료해야 한다. 특히 고위험군이 발열, 오한, 구토, 설사, 피부 병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 없이 병원에 가야 한다. 적절한 항생제 투여와 대증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며, 합병증 발생 시에는 집중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2025년 9월 현재까지 이어지는 더위와 신선한 해산물에 대한 선호는 비브리오패혈증의 위험을 상존하게 한다. 개인의 위생 관리와 음식물 섭취에 대한 철저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에서는 더욱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을 위한 홍보와 수산물 위생 관리 감독을 강화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