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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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머 1번지’에서 ‘개그콘서트’까지…한국 개그계의 황금기 이끌어
  • 네티즌 애도 물결 속 희극인장 엄수…“거장이 남긴 유산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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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성, 사진 = 유튜브 짠한형


한국 코미디계의 산증인이자 ‘개그계의 대부’로 불린 전유성이 25일 오후 9시 5분, 폐기흉으로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76세.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고 전유성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며 그의 마지막 길을 알렸다.


전유성의 마지막은 고집스럽지만 품위 있었다. 그는 연명치료를 거부한 채 가족과 담담히 대화를 나누며 생을 마무리했다. 가수 남궁옥분은 SNS를 통해 “연명치료도 거부하시고 따님과 얘기도 많이 나누셨다. 전유성답게 떠나셨다”며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남궁은 전날까지도 전유성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근력 운동을 하라는 말에 ‘응’이라고 답하시더니, 하루 만에 떠나셨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유성은 투병 중에도 무대와 관객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지난 6월 폐기흉 시술을 받은 뒤에도 8월 부산에서 열린 ‘제1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북콘서트를 준비했으나 건강 악화로 불참해야 했다. 이후 MBC ‘나 혼자 산다’에 깜짝 등장해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결국 오랜 병세를 이기지 못했다.


1969년 TBC ‘쑈쑈쑈’ 방송 작가로 출발한 전유성은 곧 코미디언으로 전향하며 방송계에 본격 발을 들였다. 그는 ‘유머 1번지’와 ‘좋은 친구들’, KBS ‘개그콘서트’ 등 굵직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한국 코미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특히 기발한 아이디어와 시대를 반영한 풍자 개그는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고, 후배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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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성, 사진 = 유튜브 짠한형

 

무대 밖에서도 그의 영향력은 막대했다. 전유성은 수많은 신인 코미디언을 발굴해 방송계에 진출시켰고, 공연·방송 기획자로서 새로운 무대를 열기도 했다. ‘개그계의 대부’라는 별칭은 그가 단순히 웃음을 주는 인물을 넘어, 코미디 산업 전체를 설계하고 이끌어왔음을 상징한다.


네티즌들의 애도 물결도 거세다. “한국 코미디의 뿌리를 세운 사람”,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개그콘서트도 없었을 것”, “멋지게 살다 간 마지막 영웅”이라는 추모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유성의 방송 출연 장면과 과거 인터뷰 영상이 공유되며, 그의 업적과 유산을 다시금 되새기는 분위기다.


전유성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거행된다. 이는 개그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이들에게 헌정되는 자리로, 그가 남긴 발자취와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동료 희극인들과 후배들이 조문에 나서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끝까지 호기심을 잃지 않았던 전유성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책과 SNS를 가까이하며 시대와 호흡했다고 한다. 한국 코미디의 큰 별이 지면서, 후배와 대중 모두는 그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한 세대를 풍미한 웃음의 거장이 남긴 유산은 오래도록 한국 대중문화 속에서 살아 숨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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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살다 간 영웅” 웃음의 거장 전유성, 희극인장으로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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