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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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자 녹음 증거능력 놓고 1·2심 엇갈린 판결
  •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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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사진 =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는 아들의 학대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을 향한 간곡한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3자 녹음의 증거 능력'으로, 1심과 2심이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면서 법조계와 사회 전반에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호민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법원에서 제 아들 사건이 다뤄지고 있다"며 재차 입장을 밝혔다. 사건은 2022년 9월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9세였던 주호민의 아들 B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수업 도중 문제 행동으로 특수학급 맞춤학습반으로 분리됐다.


특수교사 A씨는 B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등의 발언을 했고, 이는 주호민의 아내가 아들의 외투에 몰래 넣어둔 녹음기에 고스란히 녹음됐다. 주호민 부부는 이를 근거로 A씨를 정서적 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녹음을 증거로 인정하며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를 내렸다. 그러나 지난 5월 수원지법 형사항소 6-2부는 180도 다른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대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불법 녹음"이라는 이유로 증거 능력을 부정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 6월 또 다른 아동학대 사건에서 부모가 자녀의 가방에 몰래 넣어둔 녹음기로 확보한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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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사진 = 인스타그램

 

주호민은 "최근 이 문제를 두고 법학자들과 국회의원, 변호사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재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이 현행 법 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상황이다.


주호민은 "일반 학급에서 일반 아동이 녹음기를 들고 다니는 것은 반대한다"면서도 "특수학급이나 요양원처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녹음이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호 수단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으로 다뤄져 법이 약자의 편에 설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대법원 최고 의결기구로, 법리적으로 중요하거나 선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사건을 다룬다.


이 사건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의 반응은 뜨겁다. 대다수 네티즌들이 주호민의 입장에 동조하며 현행 법 해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말 못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보호하라는 건가요? 이게 말이 됩니까?"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 다른 이는 "가해자 인권만 보호하고 피해자는 증거도 못 내는 게 정의인가요. 법이 상식을 거스르고 있습니다"라고 비판했다.


"특수학급 아이들은 스스로 신고도 못하는데, 부모가 녹음하면 불법이라니 법이 누구를 위한 건지 모르겠네요"라는 댓글과 "2심 판결은 장애아동을 방치하라는 소리나 다름없습니다. 대법원은 현명한 판단 내려주세요"라는 호소도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사생활 보호와 녹음의 경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압도적 다수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경우와 특수학급·요양원 등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라는 의견과 함께 "주호민 작가님 응원합니다. 이번 판결이 많은 장애아동 부모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쏟아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별 사례를 넘어 한국 사회의 취약계층 보호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과 형사소송법 체계는 대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녹음을 원칙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는 의사표현이 가능한 일반인을 전제로 한 법리로, 장애아동이나 치매 노인 등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취약계층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밀폐된 공간에서 일대일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아동의 경우, 학대가 발생해도 이를 입증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번 판결로 인해 특수학급과 장애인 시설이 '법의 사각지대'로 남게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문제는 특수학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요양원, 장애인 거주시설, 정신병동 등 취약계층이 집단으로 생활하는 모든 시설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요양원 학대 사건들이 CCTV나 녹음을 통해 드러났지만, 이번 판결 논리대로라면 이러한 증거들의 증거능력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독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동·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제한적으로 제3자 녹음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한 법학 교수는 "프라이버시권과 취약계층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입법자의 몫"이라며 "현행법이 모든 상황을 포괄하지 못한다면, 특별법을 통해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유사 사건의 판례가 정립되고, 나아가 입법 방향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만약 주호민의 요청대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열린다면, 이는 한국 사회가 취약계층 인권 보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역사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재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법률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한다. 한 변호사는 "녹음의 증거능력을 너무 쉽게 인정하면 사생활 침해와 불법 녹음이 만연할 우려가 있다"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인권 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주호민을 지지하고 나섰다. 한 단체 관계자는 "장애인 학대의 90% 이상이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나고, 피해자는 신고조차 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은 사실상 장애인을 학대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준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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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아들 학대사건 대법원 판단 촉구 "법이 약자 편에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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