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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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지환의 '기발한' 플레이와 순식간의 더블플레이
  • 김경문 감독 강력 항의했지만 판정 번복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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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사진 = KBS 스포츠 유튜브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논란의 판정이 나왔다. 한화 이글스가 LG 트윈스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첫 승을 거뒀지만, 경기 중 발생한 '인필드 플라이 논란'이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2회 말 상황이다. 한화는 1사 1·2루에서 선취점을 뽑아낸 직후였다. 9번 타자 이도윤이 손주영의 공을 쳐올렸다. 유격수 뒤쪽으로 높이 뜬 플라이볼이었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여유 있게 타구 밑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공을 잡지 않았다. 타구가 땅에 떨어지자 오지환은 짧은 바운드로 공을 캐치한 뒤 곧바로 2루로 송구했다. 1루 주자 최재훈이 포스 아웃됐다. 2루 주자 하주석은 중간에 어정쩡하게 걸렸다. 황급히 3루로 가려다 런다운에 걸렸고, 결국 태그 아웃됐다. 병살 플레이가 완성되며 2회 말이 종료됐다.


순간 김경문 한화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인필드 플라이 타구가 아니었냐"며 박기택 주심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대상도 아니었다. 김 감독은 분통을 터뜨리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한화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자들은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 플라이볼이 떴을 때 적절한 리드를 유지했고, 귀루 준비를 하고 있었다. 특히 2루 주자는 유격수와 불과 1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아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수비수의 선택적 포구로 순식간에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인필드 플라이는 야구에서 공격팀 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요한 규칙이다. MLB 공식 야구 규칙에 따르면, 이 룰은 1·2루 혹은 만루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쉬운 다중 아웃(더블플레이, 혹은 트리플플레이)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공식 정의는 다음과 같다. "공이 라인드라이브 또는 번트가 아닌 공중플라이(페어 플라이)이며, 인필더가 '통상적인 노력(ordinary effort)'으로 잡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리고 1루와 2루에 주자가 있거나(혹은 1루·2루·3루가 모두 찬 상태이며) 아웃이 두 개 미만일 때 적용된다."


적용 조건은 명확하다. 첫째, 아웃이 두 개 미만(0 아웃 또는 1 아웃)이어야 한다. 둘째, 주자가 1루와 2루에 존재하거나 만루 상태여야 한다. 셋째,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나 번트가 아닌 페어 플라이볼이어야 한다. 넷째, 인필더가 통상적 노력으로 잡을 수 있다고 심판이 판단해야 한다.


심판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면 즉각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타자는 공이 실제로 잡혔든 아니든 상관없이 아웃 처리된다. 주자들에 대한 강제 진루(force play) 상태가 사라진다. 주자들은 여전히 리스크를 감수하고 진루할 수 있지만, 수비팀은 태그 아웃 방식으로만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


인필드 플라이 규칙의 취지는 명확하다. 만약 이 룰이 없다면 수비팀이 낮게 뜬 팝업을 일부러 놓아두고, 그 사이에 주자들에게 강제 진루를 유도해 쉽게 더블플레이나 트리플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것은 공격팀에게 지나치게 불공정하다. 주자들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수비수의 고의적인 선택 때문에 아웃당하게 되는 것이다. 인필드 플라이 규칙은 이런 불공정한 상황을 막고 공격팀 주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KBO 규정집에 따르면 인필드 플라이는 '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2루 또는 만루일 때 타자가 친 것이 플라이볼(직선타구 또는 번트한 것이 떠올라 플라이볼이 된 것은 제외)이 되어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도윤의 타구는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1사 1·2루 상황이었고, 직선타가 아닌 높은 플라이볼이었으며, 오지환이 충분히 안정적으로 접근해 낙구 위치를 잡는 데도 무리가 없었다. 오지환은 여유롭게 타구 아래로 이동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포구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특히 규칙의 원주에는 결정적인 내용이 명시돼 있다. "심판원은 인필드 플라이 규칙을 적용할 때 내야수가 보통의 수비로 처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잔디선이나 베이스 라인 등을 임의로 경계선으로 설정하여서는 안 된다."

이 조항이 핵심이다. 타구가 외야 잔디 위에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인필드 플라이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처리할 수 있었느냐가 유일한 기준이다. MLB 규칙도 동일하게 "통상적인 노력(ordinary effort)"으로 잡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야구 전문가들은 "오지환이 타구를 향해 달려가거나 뛰어오르지 않았다"며 "여유 있게 위치를 잡았다는 것 자체가 '통상적인 노력'으로 처리 가능한 타구였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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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사진 = KBS 스포츠 유튜브

 

인필드 플라이 규칙의 취지를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장면이다. 1·2루 주자는 제한적인 리드만 할 수 있었다. 유격수가 타구를 잡으면 곧바로 귀루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2루 주자 하주석은 유격수와 1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아 충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었다. 주자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 태만하거나 판단 미스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수비수의 선택적인 포구 의지 때문에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바로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 인필드 플라이다.


만약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타자 이도윤은 즉시 아웃 처리되고, 주자들은 강제 진루 상태에서 벗어난다. 오지환이 공을 잡지 않더라도 주자들은 베이스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설령 진루를 시도하더라도 LG는 태그 아웃으로만 주자를 잡을 수 있어 더블플레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경기 후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한 기자가 김경문 감독에게 물었다. 


기자: "감독님, 인필드 플라이 상황에서 항의를 하셨는데, 심판들에게 물어보니까 '그거는 (타구가) 외야로 나갔기 때문에 선언을 안 했다'라고 하던데요." 


김경문: "저도 아까 어필할 때는 조금 섭섭했는데, 들어가서 비디오를 보니까 애매하더라고요."


심판진의 설명은 규칙과 배치된다. 규칙에는 명백히 "잔디선이나 베이스 라인 등을 임의로 경계선으로 설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외야로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것은 규칙의 취지를 벗어난 판단으로 보인다. 김 감독의 온건한 반응은 역전승 이후라서 여유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한화가 패배했다면 이 장면은 훨씬 더 큰 논란이 됐을 것이다.


실제로 한화는 이 장면 이후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3회초 LG 신민재에게 1타점 동점 3루타를, 4회초 김현수에게 역전 솔로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다행히 8회 말 6점을 뽑아내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지만, 만약 역전하지 못했다면 이 판정은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바꿀 수도 있었던 결정적 장면이었다.


인필드 플라이의 가장 큰 쟁점은 "통상적인 노력으로 잡을 수 있는가"라는 판단이다. 이것은 심판의 주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한다. MLB 규칙도 이 부분을 심판의 재량에 맡긴다. 타구가 페어인지 확실하지 않을 경우 심판은 "Infield Fly, if fair!"라고 선언하고, 나중에 타구가 파울로 판정되면 인필드 플라이 선언이 무효가 된다.


문제는 이번 경우처럼 명백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심판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야구 전문가들은 "오지환이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고 여유 있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통상적인 노력'의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한다. 한 전직 KBO 심판은 "타구가 외야 잔디까지 갔다는 이유로 선언하지 않은 것은 규칙 해석의 오류"라며 "내야수가 평범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가 유일한 기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 장면을 '고의낙구'로 표현하기도 한다. 오지환이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하지만 규칙상 '고의낙구(intentionally dropped ball)'는 다른 개념이다. 고의낙구는 글러브나 수비수의 신체에 공이 닿아야 한다. 그러면 심판은 그 순간을 볼 데드로 선언하고, 병살은 성립되지 않으며 타자만 아웃으로 처리된다. 역시 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다.


이번 경우는 오지환이 공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바운드로 캐치했기 때문에 고의낙구가 아니다. 만약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다면 오지환이 공을 고의로 낙하시키더라도 인필드 플라이 룰이 우선 적용돼 주자들은 보호받았을 것이다.


"명백한 인필드 플라이였다. 한화가 억울할 만하다", "규칙의 취지를 생각하면 당연히 선언됐어야 했다", "외야로 나갔다고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규칙에도 경계선을 임의로 설정하지 말라고 나와 있다", "주자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이게 바로 인필드 플라이 규칙이 막으려던 상황이다" 등 한화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반면 "심판의 재량 영역이다. 외야까지 나간 공을 인필드 플라이로 보기는 애매하다", "실시간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타구였다", "오지환의 기발한 플레이를 인정해야 한다", "비디오를 본 김경문 감독도 애매하다고 했다" 등의 의견도 있다. 야구 해설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MBC 해설위원 출신 한 전문가는 "규칙의 취지와 조건을 모두 고려하면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해설자는 "심판이 순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애매한 타구였고, 타구의 궤적을 보면 일반적인 인필드 플라이보다는 깊게 나간 편이었다"고 반박했다.


SNS에서는 논쟁이 더욱 뜨겁다. 한 야구 팬은 "만약 이게 인필드 플라이가 아니라면 대체 어떤 타구가 인필드 플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팬은 "규칙서를 다시 읽어봐야 한다. 잔디선을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게 명백히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과 별개로 오지환의 플레이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무척 기발하고 재치가 넘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용된 플레이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오지환의 야구 IQ를 보여준 플레이"라며 "순간적으로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것을 파악하고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덕분에 LG 선발 손주영은 단번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것은 오지환의 판단력 덕분이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수비수가 아닌 심판의 판단이다. 오지환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했을 뿐이고, 심판이 규칙을 적절히 적용했어야 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이번 논란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야구 규칙의 해석과 적용, 그리고 심판의 판단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통상적인 노력"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심판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MLB에서도 이 부분은 심판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논쟁거리다.


한 야구 칼럼니스트는 "인필드 플라이는 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칙인데, 정작 주자 보호가 필요한 상황에서 적용되지 않았다면 규칙의 존재 의미가 없다"며 "심판들의 판정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O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심판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인필드 플라이 판정에 대한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1승 2패를 기록했다. 2연패 후 첫 승을 신고하며 반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만약 이 논란의 판정이 패배로 이어졌다면, 한국시리즈의 흐름은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순간마다 반복되는 애매한 판정을 줄이기 위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이 KBO 판정 시스템 개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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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필드 플라이 아닌가요?" 한국시리즈 3차전 논란의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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