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개국 정상 앞 유창한 진행
- "한국 디자이너 의상" 선택도 화제
안현모, 사진 = 인스타그램
"지적이고 신뢰감 있는 멘트", "고급스러운 영어", "품격 있는 진행".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의 공식 진행자로 나선 방송인 안현모(42)에게 쏟아지는 평가다. 국제회의 통역사 출신답게 글로벌 리더들 앞에서 완벽한 사회를 펼치며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입증했다.
안현모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경주에서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핵심 부대행사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 포럼인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의 공식 진행자로 활약했다. 지난 28일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안현모는 한국의 예술성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개식 선언부터 공연 소개, 축사 진행까지 전 과정을 유창한 영어로 소화했다. 한국의 환대 문화를 친절하게 전달하며 21개국 정상과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어 29일과 30일 진행된 회의에서는 각각 차분한 그린 컬러 투피스와 베이지 컬러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회의 일정 전반에 걸쳐 자연스러운 진행을 펼쳤다. 국제회의 통역사 다운 노련함과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선보이며 글로벌 리더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었다.
안현모의 스타일링도 화제를 모았다. 28일 환영 만찬에서는 디자이너 차이킴의 한복을 착용했으며, 이후 일정에서는 지춘희 디자이너의 '미스지콜렉션' 의상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인 만큼 국내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고집한 그의 선택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31일까지 이어지는 행사에서도 안현모는 특유의 예리하고 품격 있는 진행으로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의 주요 일정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예정이다.
안현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역 명문가' 출신이다. 집안에 본인을 포함해 통역사가 4명이나 있다. 외할아버지는 3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이모는 빌 게이츠가 방한했을 때 통역을 담당했다. 특히 5촌 고모는 걸프전 당시 CNN 외신 동시통역을 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내한했을 때 3박 4일 동안 곁에서 수행통역을 담당했던 임종령 통역사다.
임종령 통역사는 세계 통역사 협회 소속으로, 우리나라에서 해당 협회에 소속된 인원은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안현모는 어린 시절 고모 집에 놀러가면 "너도 나중에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여성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곤 했다고 전했다. 언니 안인모 역시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입문서 '클래식이 알고싶다' 시리즈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또 다른 언니는 국방부 통역사를 거쳐 현재 요리사로 활동 중이다.
1983년 3월 28일 서울에서 태어난 안현모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국제회의통역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9년 통번역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SBS CNBC로부터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기자가 될 거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이 제안으로 언론계에 발을 들였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SBS와 SBS CNBC에서 기자 겸 앵커로 활동하며 7년간 성장했다.
안현모, 사진 = 인스타그램
2016년 퇴사 후 2017년 1월부터 프리랜서 통역사 및 MC로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 특집 중계 방송에서 생방송 동시통역을 맡아 큰 주목을 받았다. "기자 출신답게 맥락을 알고 전달을 하니 대단히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률 곡선이 치솟았고, '안현모'라는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안현모는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주요 시상식의 생중계 동시통역 담당으로 자주 섭외되며 '통역 여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9년과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동시통역을 2년 연속 맡으며 명성을 굳혔다. 특히 2018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통역을 준비하면서 방탄소년단(BTS)의 팬이 되었고, 통역 현장에서 RM이 수상 소감을 말할 때 팬들의 마음을 헤아려 통역을 잠시 멈추는 센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2019년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배우들의 내한 기자회견에서 안정적인 영어 실력을 발휘해 현장을 매끄럽게 마무리했다. "방송에서 동시통역을 하는 것은 공중 곡예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한순간만 방심해도 줄에서 떨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설명할 만큼 긴장감 속에서 완벽을 추구해왔다.
통역사로서의 활동과 함께 안현모는 방송인으로도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2018년 12월부터 YTN 라디오에서 'HOT뉴스, POP영어'를 진행했으며, 2019년 MBC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tvN '수요미식회', KBS '1박 2일 시즌4', JTBC '아는 형님'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과 소통했다. 2022년에는 tvN '현지인 브리핑: 지금 우리 나라는'의 고정 멤버로 활약했으며, 2023년에는 EBS '저출생 보고서 인구에서 인간으로'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2017년 9월 브랜뉴뮤직의 CEO이자 래퍼 라이머(본명 이예준)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 김민준과 교제 중이던 그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에 당시 팟캐스트 '매불쇼'의 최욱이 호감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편 라이머와 함께 가톨릭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갔다. 그러나 2023년 11월 6일 협의 이혼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2024년 12월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추모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모든 것이 운이었음을,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었음을"이라고 밝혀 "운", "감사"라는 단어 사용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추모가 아닌 안도감을 표한 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APEC 진행에 대한 네티즌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역시 안현모, 이런 무대에 딱 어울리는 사람", "유창한 영어와 품격 있는 진행이 한국의 품격을 높였다", "국제행사에 국내 디자이너 의상을 선택한 센스가 돋보인다", "통역 명가 출신답게 완벽한 진행"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다만 일부에서는 과거 제주항공 참사 추모글 논란을 거론하며 "공인으로서 언행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이번 APEC 진행에서 보여준 전문성과 품격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안현모는 과거 인터뷰에서 "국제회의 통역사나 동시통역사가 방송인이라는 말보다 훨씬 근사한 타이틀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는 방송 일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방송인이 더 맞는 것 같다"며 "저보다 통역 일을 더 많이 하시는 분들, 부스에서 얼굴도 없이 목소리만으로 늘 현장에서 통역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는데 제가 동시통역사다 이렇게 알려지는 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나를 매개로 소통하고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 나를 통해서 다른 세계를 만난다는 점이 보람차다. 중간에서 양옆의 손을 당겨 맞잡게 해주는 일은 뿌듯함을 남긴다"며 통역사로서의 자부심도 잊지 않았다.
국제회의 통역사에서 방송 기자, 그리고 방송인과 통역사를 오가며 '경계인'으로 살아온 안현모. 이번 APEC CEO 서밋에서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방송 출연은 물론 국내외 주요 국제행사 진행 등 폭넓은 활동을 통해 신뢰감 있는 행보를 이어가는 그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