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해결 없는 방송 복귀 부적절"…17일 첫방 앞두고 MBC 앞 기자회견
- 더본코리아 vs 가맹점주, 팽팽한 공방전
참고사진 = 백종원 공식유튜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가 오는 17일 첫 방송을 앞두고 가맹점주와 시민단체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 공영방송을 통해 '따뜻한 리더'로 미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방송 편성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1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참여연대 등이 모여 '가맹사업 구조적 문제 해결 없는 백종원 대표 MBC 방송 복귀 편성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윤기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백 대표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진심 어린 사과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방송에서 '따뜻한 리더'로 포장된다면 공정한 문제 해결을 바라는 수많은 점주들에게 깊은 상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 대표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인데, 아무런 검증 없이 미화되는 모습이 전파를 탄다면 공영방송이 특정 인물을 보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MBC에 ▲'남극의 셰프' 방영 결정 철회 ▲백종원 대표 및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의혹 해결 시까지 편성 보류 ▲부득이 방송 진행 시 백종원 대표 출연 장면 삭제를 요구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회사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기자회견은 더본코리아의 약 3000개 가맹점 점주 중 극히 일부인 특정 브랜드 점주 5명의 주장"이라며 "전체 점주의 목소리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는 이미 지난 5월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마무리하고 회사 살리기와 상생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를 이행하고 있다"며 "전가협은 이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미 제작이 마무리된 방송 편성을 부정적으로 이슈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진정한 점주 권익 보호가 아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은 점주를 대변한다는 명목으로 더본코리아를 위법하고 갑질을 일삼는 나쁜 기업으로 여론몰이하면서 실제로는 전가협에 소속된 5명의 점주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암묵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 초부터 연쇄적으로 불거졌다.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1. 가맹점 매출 과장 및 허위 정보 제공 의혹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가 매출과 수익률을 과장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더본코리아를 신고했다. 가맹점주들은 계약 당시 제시된 매출 전망과 실제 운영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는 구체적인 매출과 수익률에 대해 약속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며, 해당 건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2. 높은 폐점률과 가맹점 관리 소홀
더본코리아의 일부 브랜드는 폐점률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포차의 2024년 폐점률은 13.79%였으며, 연돈볼카츠는 34%, 본가는 36%, 미정국수는 30%, 새마을식당은 18%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자릿수의 폐점률은 상당히 높은 수치"라며 "단순히 수치로 볼 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가맹점주가 피해를 봤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는 2024년 가맹점 폐점률이 5.7%로 외식업 평균 14.9%보다 낮다고 반박하며, 브랜드별 편차가 있을 뿐 전체적으로는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3. '점바점(점포마다 맛이 다른)' 논란
백종원 대표는 홍콩반점과 연돈볼카츠 등 자사 브랜드의 메뉴가 지점마다 맛이 다르다는 논란이 일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직접 매장을 점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가맹점 관리 소홀이 지적되자 더본코리아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전 브랜드를 대상으로 연 2회 정기 QSC(Quality·Service·Cleanliness) 점검을 실시하고, 소비기한 경과 제품, 한글 표시사항, 홍보물 관리, 원산지 표시 등 세부 항목까지 점검하기 시작했다.
4. 기타 법규 위반 및 논란
'빽햄' 제품의 낮은 돈육 비율과 가격 책정 정책으로 비판을 받았으며, 가스통 옆에서 요리를 해 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산시장 내에서 운영 중인 가게와 유사 상호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의혹도 불거졌다. 다만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말 백 대표에 대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2025년 1분기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1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지만, 가맹점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가맹점 수는 8%가량 증가했다. 가맹점의 수가 늘면서 더본코리아의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개별 가맹점주의 매출은 역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참고사진 = 백종원 공식유튜브
가맹점 브랜드의 편향도 심화됐다. 1분기 가맹점 증가 수는 63개였는데, 빽다방 가맹점만 67개 점포가 늘었다. 나머지 브랜드의 경우엔 일부 폐업하거나 정체된 수준을 보였다. 더본코리아는 2024년 말 기준 25개 브랜드 308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가맹점은 3066개점, 직영점은 전체의 0.45%인 14개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직영점이 너무 적어 신메뉴 테스트나 품질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 측은 프로그램의 본질과 제작 경위를 강조하며 방송 강행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황순규 PD는 "'남극의 셰프'는 지난해 11월 촬영을 시작해 이미 완성된 작품으로, 외부 상황에 의해 한 차례 방송이 연기된 데 이어 출연자 이슈가 생기면서 회사에서도 깊은 고민을 했다"며 "제작진 또한 이 사안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프로그램의 메시지와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극의 셰프'는 특정 출연자 한 사람을 위한 요리쇼가 아니다"라며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공존의 의미를 탐구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극 기지 촬영을 위해 협력한 여러 국가 과학기지 관계자들, 그리고 험난한 환경 속에서도 함께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스태프와 협력 파트너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남극의 셰프'는 2012년 방송된 '남극의 눈물' 이후 13년 만에 돌아온 기후환경 프로젝트로, 백종원과 배우 임수향, 채종협, 엑소 수호가 출연해 남극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과정을 담았다. 당초 4월 방송 예정이었으나 백 대표 논란으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17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
백 대표는 지난 5월 각종 논란에 휩싸이자 "더본코리아의 정상적인 경영에 집중하겠다"며 스스로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극의 셰프'는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친 상태였고, 백 대표의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 제외' 발언과는 시점이 맞지 않아 논란이 증폭됐다. 일각에서는 백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논란을 겪은 직후 방송 복귀를 알린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백종원의 방송 복귀를 둘러싸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비판 여론은 "가맹점주들이 생계 위협받는데 공영방송이 백종원 세탁해주냐", "논란 해결도 안 했는데 방송 복귀는 무책임하다", "MBC가 백종원 이미지 회복 도와주는 격", "방송 중단 선언한 지 6개월 만에 복귀하는 게 말이 되나", "점주들 생각하면 최소한 백종원 편집이라도 해야", "공정위 조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공영방송 출연은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옹호 여론은 "제작진이 1년 넘게 고생해서 만든 건데 백종원 때문에 묻히는 건 억울하다", "남극 프로젝트는 백종원 개인쇼가 아니라 기후환경 다큐", "가맹점 문제랑 방송은 별개 아닌가", "출연진과 스태프들 생각하면 방송은 해야", "작년에 촬영 끝난 거면 계약 문제도 있을 텐데", "임수향, 수호, 채종협한테는 왜 피해를 주나", "남극 대원들과의 약속도 중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백종원이 나오는 부분만 최소화하고 남극 다큐 위주로 편집하면 되지 않나", "논란 해결 후 재방송하는 게 나았을 것", "MBC가 중간 입장 표명이라도 했어야" 등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백종원 대표의 사례가 '방송 이미지를 통한 가맹사업 확대'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한 프랜차이즈 전문가는 "백종원 대표는 방송을 통해 구축한 '서민적이고 따뜻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가맹사업을 급속도로 확장해 왔다"며 "하지만 25개 브랜드를 운영하며 개별 가맹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매출 77%가 가맹점에서 나오는 구조인데, 가맹점주들의 신뢰를 잃으면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백 대표가 방송 활동을 줄이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꾸준히 나왔다"고 전했다.
더본코리아는 논란 이후 상생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규모 할인 행사 및 배달 매출 로열티 약 50% 인하, 월세 카드결제 수수료 본사 부담 정책 등 가맹점 매출 증대 및 실질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해당 정책은 3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과 연계해 전 브랜드로 확대됐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이런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논란의 실체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 대표는 '남극의 셰프' 방송 이후 12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2' 공개도 예정되어 있어, 방송 활동과 기업 경영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갈지 주목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백종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방송인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과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분석한다. MBC의 방송 강행이 옳은 판단이었는지는 17일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과 사회적 평가를 거쳐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