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허 만료로 시작되는 비만약 저가 전쟁
- "드디어 희망이 보인다"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

참고사진 = 본 기사와 무관
그동안 "한 달에 수십만 원이면 누가 맞냐"며 비만 치료제를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온다.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만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인도 시장에서 위고비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이다. 지난 11일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의 최고용량(2.4mg) 가격을 기존 약 40만원에서 27만원으로 33%나 낮췄다고 발표했다. 최저용량(0.25mg)도 29만원에서 18만원으로 내려갔다.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비슷한 가격대를 맞춘 것이다. 이번 가격 인하의 배경에는 특허 만료라는 '결정타'가 숨어있다. 내년 3월 인도에서 위고비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특허가 만료되면서, 저렴한 복제약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위고비는 2024년 한 해에만 약 13조 2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하지만 특허 만료를 앞두고 노보노디스크는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노보노디스크가 다른 업체들에게 '시장에 들어오려면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전략"이라며 "대형 의약품이 특허 만료 직전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 시장에서는 이미 마운자로가 지난 3월 출시 이후 매출이 2배로 급증하며 위고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예 위고비를 제치고 인도 비만 치료제 시장 1위에 올라섰다.
특허 만료는 인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UAE 등 여러 국가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특허가 줄줄이 만료된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0%, 비만 성인 인구의 약 33%를 차지한다. 즉, 전 세계 비만 인구 3명 중 1명이 내년부터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비만 치료제를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CSPC 제약 등 현지 제네릭 제약사들이 앞다퉈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 중국에서만 약 50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마글루타이드 시장은 2026년까지 30%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한국 소비자들은 언제쯤 저렴한 비만 치료제를 만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2026년 이후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보노디스크가 특허 방어에 나서면서 2028년까지 특허가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국내 특허 만료 시점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한미약품 등이 자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5년 정점을 찍으며 약 2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사진 = 본 기사와 무관
한편 비만 치료제 양강 구도 속에서 일라이릴리가 승기를 잡는 모습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일라이릴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약 3% 오른 1017.78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했다. 위고비 출시 전 수준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노보노디스크도 최근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이 회사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지난 2거래일 동안 10% 가까이 올랐다.
제약업계 전문가는 "특허 만료로 촉발된 가격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가격 경쟁력과 함께 효과, 부작용 등 종합적인 품질 경쟁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위고비 가격 인하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비만 치료제를 포기했던 이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드디어 나도 맞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수백 개의 댓글을 달며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인도에서 40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내렸다면 한국도 곧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많은 네티즌들이 "하루빨리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 좋겠다", "이제 일반인들도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가 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28년까지 특허가 유지된다는 소식에 실망감도 컸다. "다른 나라는 내년부터 복제약이 나오는데 한국은 왜 2028년까지 기다려야 하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특허 방어 때문에 결국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며 "제약사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민 건강권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제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뜨겁다. 의료 커뮤니티에서는 "인도와 중국에서 복제약이 쏟아지면 가격이 10만원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들은 "차라리 인도 의료관광을 가서 맞고 올까"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일라이릴리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마운자로가 위고비를 누르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 "진작에 투자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섞인 반응들이 나왔다. 반면 노보노디스크에 투자했던 일부는 "주가 반등 신호가 보여서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흥미로운 건 "그래도 운동이 답"이라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약값 논쟁하는 동안 나는 헬스장 간다"며 "결국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비만약도 좋지만 부작용 걱정도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사들의 도전에 대한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K제약이 좋은 약을 개발해서 저렴하게 공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우리 기술로 만든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는 날을 기대한다"는 댓글들이 눈에 띈다. 보험 적용 요구도 거세다. 한 네티즌은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필요한 건 건강보험 적용"이라며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는 이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서는 비만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