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쯔양 공갈 사건으로 징역 3년 선고받고 수감 중…"피해자들에게 사과"
참고사진 = 구제역 SNS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들에게 공개 사과하며, 채널 내 모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방송 활동을 영구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때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했던 논란의 유튜버가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구제역(본명 이준희)은 한국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주로 연예계 및 유튜브 커뮤니티 내부의 논란과 의혹을 다루는 콘텐츠로 활동해왔다. 그는 '고발 유튜버' 또는 '폭로 유튜버'로 분류되며, 다른 유튜버나 연예인의 사생활, 법적 문제, 과거 이력 등을 파헤치는 영상을 주로 제작했다.
구제역이라는 예명은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口蹄疫)'에서 따온 것으로, 자신의 콘텐츠가 유튜브 생태계에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 같은 영향력을 가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그의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상당한 파급력을 보였다.
그는 주로 사건·사고를 다루는 이른바 '사건 유튜버'로 분류되며, 특히 다른 유튜버들의 논란을 다루는 '유튜버 고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일부에서는 그를 부조리를 고발하는 '의인'으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장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구제역의 콘텐츠 제작 방식은 자극적인 썸네일과 제목, 단정적인 어조, 그리고 논란의 당사자를 직접 거명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높은 클릭률과 조회수를 보장했지만, 동시에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그는 수년간 여러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관련 소송에 휘말렸고, 일부는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
구제역이 결정적으로 몰락하게 된 계기는 이른바 '쯔양 공갈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23년 2월 구제역이 먹방 유튜버 쯔양의 사생활 의혹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하고, 이를 통해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이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구제역은 쯔양의 과거 유흥업소 근무 이력과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 등 민감한 사생활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다. 쯔양 측은 이미지 관리와 심리적 압박 때문에 구제역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은 구제역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통화 녹취 등을 근거로 "겁을 먹어 돈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공갈을 인정했다. 함께 기소된 유튜버 주작감별사에게는 징역 1년·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구제역은 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현재 수원구치소에 1년 2개월째 수감 중이다. 지난달에는 민사 소송에서도 패소해 쯔양에게 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재판부는 "이 사건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고통의 정도와 피고의 태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쯔양 사건이 대표적이지만, 구제역의 법적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해군 예비역 유튜버 이근이 제기한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으로도 추가 기소됐다. 구제역은 이근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제역은 17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해군 유튜버 외에도 다수의 피해자가 고소한 건에 대해 기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 전 종결된 사건까지 피해 제기·기소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지인들까지도 조사에 불려가고 있다"며 현재 상황의 어려움도 전했다.
이는 구제역의 콘텐츠가 수년간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음을 보여준다. 그의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조회수와 광고 수익은 늘어났지만, 그 이면에는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뒤늦게나마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구제역은 수감 중에도 계속해서 추가 기소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참고사진 = 구제역 SNS
구제역은 17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두 개의 장문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저의 유튜브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죄의 성부를 떠나 사과드린다"며 "기존에 업로드한 모든 영상을 전부 비공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원구치소에 1년 2개월째 수감 중이라 일일이 사과드리지 못한다"며, 원한다면 변호인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사과 의사를 전하겠다고 했다. 이는 자신의 콘텐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제역은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공갈이나 명예훼손 등 제가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확인되지 않은 명백한 오보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를 바로잡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저의 억울함을 밝히는 것만으로 피해받는 분이 나올 수 있으니 모든 해명은 변호사님과 함께 재판을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이는 자신이 완전히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며,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과와 은퇴를 선언하면서도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구제역의 콘텐츠가 논란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 사실 확인과 검증의 부재다. 구제역은 종종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제보를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언론이 기사를 쓸 때 최소 2개 이상의 독립적인 출처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그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도 단정적인 어조로 영상을 만들었다. 이는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명예 훼손을 야기했다.
둘째, 자극적인 콘텐츠 제작 방식이다. 썸네일에는 충격적인 문구와 이미지가, 제목에는 '충격', '폭로', '실체' 같은 단어가 남발됐다. 이는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내용의 진실성보다 자극성을 우선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부 영상은 과장되거나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었고, 이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판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셋째, 수익 중심의 콘텐츠 제작이다. 구제역의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상당한 광고 수익을 창출했다. 이는 그가 더욱 자극적이고 논란이 되는 주제를 다루도록 만드는 동기가 됐다. 결국 그의 콘텐츠는 '진실 추구'보다는 '수익 극대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미디어 윤리 전문가 F교수는 "구제역 사례는 1인 미디어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며 "전통 언론이 지켜온 검증과 윤리의 원칙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구제역의 은퇴 선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거나 비판적이다. 가장 많은 반응은 "너무 늦은 사과"라는 지적이다. "이제 와서 사과가 무슨 의미냐", "감옥 가고 나서야 반성하는 척", "진작 그럴 걸. 이미 너무 많은 사람 다쳤다", "사과한다면서 억울하다는 건 뭐냐. 진정성이 없다", "영상 비공개는 증거 인멸 아닌가"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일부는 구제역의 몰락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인다. "자업자득", "남의 인생 망가뜨리면서 돈 벌더니 결국 본인이 망했네", "쯔양한테 한 짓 보면 동정심 1도 안 생긴다", "범죄자가 유튜브로 돈 번 게 말이 되나", "이근이나 다른 피해자들 생각하면 3년도 적다"는 반응이다. 구제역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극히 드물지만, 일부에서는 "그래도 일부는 진실을 폭로한 것도 있다", "언론도 못 다루는 걸 다뤄준 건 인정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의견조차 "그렇다고 범죄가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라는 단서가 붙는다.
한편으로는 유튜브 생태계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구제역 같은 유튜버가 또 나타날 것", "유튜브는 이런 콘텐츠 방치하면 안 된다", "자극적인 영상일수록 알고리즘이 밀어주는 게 문제", "1인 미디어에도 언론처럼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구제역 영상 보고 자란 애들이 저게 정상인 줄 안다", "검증 안 된 정보를 사실처럼 믿게 만드는 게 위험하다", "폭로 유튜버 보면서 정의 실현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많다"는 반응이다.
구제역 사태는 유튜브 플랫폼의 책임 문제도 제기한다. 유튜브는 그동안 '콘텐츠의 자유'를 명분으로 창작자들의 활동에 최소한의 개입만 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방임이 구제역 같은 문제적 크리에이터를 양산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튜브는 명예훼손이나 허위 정보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법원 판결이나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기 전까지는 영상을 삭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지만, 그 사이 피해자는 계속해서 고통받는다.
미디어 정책 전문가 G연구원은 "유튜브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광고로 얻으면서도, 콘텐츠의 질적 관리에는 소홀하다"며 "알고리즘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시키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제역 사례를 계기로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최소한 명예훼손이나 공갈 같은 범죄에 활용된 콘텐츠는 신속하게 삭제하고, 해당 크리에이터의 수익 창출 기능을 정지시키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제역의 콘텐츠로 피해를 입었던 이들은 이번 은퇴 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쯔양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과거 인터뷰에서 "구제역의 협박과 공갈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근 역시 구제역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구제역 같은 무책임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사라져야 건강한 유튜브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피해자 H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제역의 영상 하나로 인생이 망가졌다. 사실이 아닌 내용이었지만, 한 번 퍼진 소문은 지울 수 없었다"며 "이제라도 은퇴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입은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고 토로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제역의 영상 비공개 조치가 피해자들에게는 긍정적이지만, 법적으로는 증거 보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본 영상이 중요한 증거가 되는데, 이를 비공개 처리하면 추후 법적 다툼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법률 전문 변호사 I씨는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면, 구제역 측에 영상 원본을 증거로 보전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단순 비공개가 아니라 완전 삭제될 경우 소송에 불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제역의 몰락은 한국 유튜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유사한 '폭로 유튜버'들이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본다. 구제역 사례가 명확한 선례가 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을 공격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경각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고발·폭로 계열 유튜버들은 최근 콘텐츠 톤을 조정하거나, 법률 자문을 받아 영상을 제작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부는 아예 채널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크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런 영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사라져도 제2, 제3의 구제역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디어 생태계 연구자 J박사는 "구제역 사태는 1인 미디어 시대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며 "플랫폼의 자율 규제, 법적 제도 보완, 그리고 시청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쉽게 믿는 경향이 있어, 학교 교육 차원에서 미디어 비판적 수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구제역의 영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시청자들도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