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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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국회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스스로 어긴 첫 사례"
  • 100만원 이상 벌금형은 의원직 상실, 나경원 의원은 벌금 500만원
  • 1심 판결 항소시 의원직 유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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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나경원 의원 SNS

 

6년 전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 의원들의 물리적 충돌 사건에 대한 첫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사건의 근본 원인은 여야 모두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남부지법은 20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26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경원 의원은 벌금 500만원을 받았으며, 이는 의원직을 잃지 않는 수준이다. 의원직을 상실하려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하는데, 1심 판결이므로 항소가 가능하다.


이 사건은 201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여야 4개 정당은 세 가지 중요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려 했다. 패스트트랙이란 쉽게 말해 빠른 통과 시스템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을 일정 기간 논의 후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하는 제도로, 보통 법안은 상임위원회에서 무한정 묵혀질 수 있지만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정해진 기한 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당시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이었다. 이 법안들은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던 것들이었다. 특히 공수처 설치는 보수 진영이 정권의 정치적 수사 도구가 될 것이라며 극렬히 반대했다.


문제는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터졌다. 당시 바른미래당은 당 소속 오신환, 권은희 의원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었는데, 오신환 의원은 공개적으로 패스트트랙 추진을 반대하고 있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갑자기 오신환, 권은희 의원을 위원에서 빼고 다른 의원으로 교체했다. 이를 사보임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반대하는 위원을 강제로 빼고 찬성하는 의원으로 바꾼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것이 명백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키려고 반대하는 위원을 강제로 갈아치웠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나중에 헌법재판소에서도 재판관 9명 중 4명이 이 조치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2019년 4월 말,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가 진행되던 날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여당 의원들이 의안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문을 막아섰고, 여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은 이를 뚫고 들어가려 했다. 결국 밀치고 당기는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의원들끼리, 의원과 보좌관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경원 의원은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현장을 지휘하며 막아서라고 지시했고, 황교안 전 총리도 당 대표로서 현장에 있었다. 일부 의원과 보좌관들은 경찰과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뿌리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은 2012년에 여야 합의로 만든 법으로, 과거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리고 의장석을 해머로 부수고 소화기를 뿌리는 등 폭력 사태가 반복되자 이제 그만하자며 만들어진 것이다. 이 법은 간단히 말해 국회에서 폭력을 쓰거나 물리적으로 회의를 방해하면 최대 5년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나경원 의원 등 26명을 이 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경찰과 국회 경위의 제지를 폭력적으로 뿌리친 특수공무집행방해, 물리적 수단으로 국회 의사진행을 방해한 국회선진화법 위반,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막은 업무방해였다.


재판부는 나경원 의원 등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사건의 배경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재판장은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근본적으로 국회 구성원이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수렴하고 대화와 타협, 설득을 통해 법안을 제정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성숙한 의정문화를 갖추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당시 사건을 유발한 책임이 한국당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한 국회의 의사결정방식을 그 구성원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라고 질타했다. 분쟁 발단이 된 쟁점법안의 당·부당을 떠나 국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훼손한 사건이라고도 했다.


특히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을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할 의원 신분인 피고인들이 합법적인 수단이 아닌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동료 의원의 입법 활동을 저지하거나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방해한 것이므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 위반 행위로 나아간 동기에 대해 일부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피고인은 쟁점법안과 위원 교체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부당성을 공론화하려는 정치적 동기로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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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나경원 의원 SNS

 

법원은 자유한국당 측이 중대한 쟁점법안을 불과 3~4개월 만에 충분한 논의 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게 부당하다고 본 데다 오신환 의원 등 사보임이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해 범행까지 나아갔다고 봤다. 헌법재판소 논의 내용을 근거로 이런 인식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나경원 의원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다른 의원들도 대부분 벌금형을 받았으며, 송언석 의원은 벌금 700만원, 황교안 전 총리는 벌금 150만원 등이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지만, 현재는 1심 판결이므로 항소와 상고가 가능하다. 즉,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의원직을 유지한다. 법원이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택한 배경에는 여러 고려사항이 있었다. 여당의 절차도 부당한 면이 있었고, 피고인들이 법안의 문제점을 공론화하려는 정치적 동기가 있었다는 점, 폭력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고 대체로 상대방 출입 등을 막아서는 등 간접적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 결국 법안은 나중에 통과됐다는 점 등이 양형에 반영됐다.


나경원 의원은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벌금 500만원을 내고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은 정치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항소할 경우 2심 판결까지 1~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무죄나 감형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억울한 판결이라며 법원이 여당의 절차적 하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할 것이고, 다른 일각에서는 과거의 폭력 정치를 반성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폭력 정치에 대한 응징이라며 판결을 환영할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이 여당도 문제 있었다고 지적한 부분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야당 시절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면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판결은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실제 처벌이 이뤄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실제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국회에서 몸싸움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여전히 극한 대립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났다. 진보 성향 네티즌들은 6년이나 걸렸지만 결국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을 환영하면서도 벌금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네티즌은 국회에서 폭력을 쓴 것은 명백한 범죄인데 벌금만 내면 끝나는 것은 너무 가볍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법원도 인정했듯이 여당이 먼저 꼼수를 부렸다며 억울한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위원을 강제로 교체한 것이 더 큰 문제인데 왜 그것은 처벌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부는 결과적으로 공수처가 만들어져서 정치 수사를 하고 있지 않느냐며 당시 막은 것이 옳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중도와 무당파 네티즌들은 법원 판결문을 보니 양당 모두 잘못했다는 것이 명확하다며 둘 다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6년 전 일을 이제야 판결하는 재판 지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국회의원들이 월급을 받으면서 국회에서 싸우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두드러졌다. 불과 6년 전 일이라는 것이 충격적이며 한국 국회의 수준을 보여준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그것을 국회의원들이 어긴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회에서 싸운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부 젊은 네티즌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이런 모습을 보면 환멸을 느낀다며 정치 불신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고 몸싸움으로 번지는 국회의 모습이 민주주의 국가답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회 내 폭력 근절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벌금형 수준으로는 재발 방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근본적으로는 정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대화 부재와 물리적 대립이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겼다. 법원은 유죄 판결을 통해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여당의 책임도 함께 지적함으로써 양당 모두에게 성찰을 요구했다. 6년이 걸린 재판이 과연 한국 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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