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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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란의 핵심: 계약의 기술인가, 배신인가
  • FA 시장 질서 흔드나 논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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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MBC 뉴스 유튜브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재환(37)이 18년을 함께한 두산을 떠난다. 두산은 26일 김재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은 올 시즌까지 무려 18년 동안 두산의 원클럽맨으로 잠실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이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은 "2021년 12월 김재환과 FA 계약 당시 '4년 계약이 끝난 2025시즌 종료 후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내용의 옵션을 포함했다"며 "보류선수명단 제출 시한인 25일 저녁까지 협상을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김재환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당시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의 상징인 '4번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타 구단과의 경쟁 속에서 두산이 제시한 보장 총액이 다소 낮았던 상황에서, 결국 이견을 보였던 총액 부문에서 금액을 115억원으로 줄이는 대신 선수에게 유리한 이런 옵션을 넣었던 것이다. 김재환과 두산은 4년 계약금 55억원, 연봉 55억원, 인센티브 5억원 등 총액 115억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당시 두산 구단은 "대체 불가 자원인 김재환을 처음부터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으로 협상에 임했다. 계약기간에는 애초 이견이 없었고, 금액의 경우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세부적인 것들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김재환도 FA 계약 후 "두산 베어스 외 다른 팀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좋은 대우를 해주신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었다.


김재환은 2025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하지 않았다. 이는 2021년 FA 계약 당시 추가한 옵션 때문이었다. 결국 구단과 합의에 실패한 김재환은 자유의 몸이 됐다. KBO 규정에는 'FA'와 '자유계약선수'가 구분돼 있다. FA는 고졸 8년, 대졸 7년 등 일정 기간 KBO가 정한 기준을 채운 선수가 받는 자격으로 거액의 장기 계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반면 자유계약선수는 말 그대로 방출 등으로 어느 팀에도 속하지 않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선수다.


만약 김재환이 FA 권리를 행사했다면 B등급인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보호 선수 25명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 100퍼센트(10억원) 또는 전년도 연봉 200퍼센트(20억원)를 두산에 내줘야 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조건 없이 방출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어서 왼손 거포를 원하는 팀은 '보상 선수, 보상금'에 대한 부담 없이 김재환 영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김재환이 FA 권리를 포기하고도 보상 규정을 피해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는 방출 선수 신분이 됐다는 점이다. 김재환은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도 FA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 노장 고액연봉 선수 이적의 가장 큰 걸림돌인 보상금이나 보상선수 없이 시장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두산은 보류선수 신청 마감일인 25일 밤까지 김재환을 잔류시키기 위해 설득했으나 김재환은 거절했다. 4년 간 무려 115억원을 투자한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이다. 직전 시즌 연봉 10억원짜리 선수가 나가는데 두산은 보상금이나 보상선수도 받지 못하게 됐다. 두산은 큰 상처와 함께 프랜차이즈 선수까지 놓쳤다.


반면 김재환은 영입 문턱이 낮아져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검증된 좌타 거포여서 영입을 노리는 구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최선을 다했다"며 "보류선수명단 제출 시한인 25일 저녁까지 협상을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계약한 사항을 선수와 구단 모두 이행했다고 볼 수 있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김재환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재환의 에이전트는 최근 FA 선수 독과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리코에이전시다. 현장에서는 김재환 측이 일찌감치 '이적'을 염두에 두고 움직였다는 시선이 많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에 입단해 2016년부터 팀의 핵심 타자로 거듭났다. 2016년 37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2018시즌에는 4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왕에 등극했다. 1995년 김상호, 1998년 우즈에 이어 잠실을 홈으로 쓰는 팀에서 나온 세 번째 홈런왕이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김재환은 타율 0.304, 18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49를 기록했고, 이 기간에 두산은 모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2015년을 포함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김재환은 2016년부터 올 시즌까지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통산 148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1, 276홈런, 982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장타율이 0.504에 이른다. 2016년 처음 규정 타석을 채운 뒤 10년 동안 두산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FA 계약 이후였던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김재환의 성적은 타율 0.250, 75홈런, 260타점, OPS 0.788로 뚝 떨어졌다. 2024년에는 136경기에서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 0.893으로 활약했지만, 올해에는 103경기에서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OPS 0.758로 고전했다. 2군에 있었던 시간도 제법 됐다. 4년간 115억원을 받은 기간 동안 타율 0.250, 417안타, 75홈런, 260타점을 올렸다. 장타율 0.436, 출루율 0.352로 OPS는 0.788이었다. 전성기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김재환과 비교할 수 있는 FA가 있다. 김현수다. 김재환이 1988년 9월생이고, 김현수는 1988년 1월생이다. 프로입단은 김현수가 2006년, 김재환이 2008년으로 2년 차이가 난다. 김현수도 2021시즌 후 LG와 FA 계약을 했었다. 당시 4+2년간 총액 115억원. 4년간 90억원에 옵션을 채우면 2년간 25억원의 계약이 이어지는 조건이었다. 이번에 옵션을 채우지 못하며 다시 FA가 됐고, KT 위즈와 3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했다.


김현수는 90억원을 받은 4년 동안 타율 0.293, 589안타, 49홈런, 353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0.425, 출루율 0.370, OPS 0.795를 올렸다. 4년간의 성적을 비교하면 김재환이 홈런과 장타율에서만 앞서고 나머지는 김현수가 더 좋다. 4년 동안의 득점권 타율도 김현수가 0.309(596타수 184안타)인데 김재환은 0.262(420타수 110안타)였다.


올해 성적도 차이가 난다. 김현수가 타율 0.298(483타수 144안타)에 12홈런 90타점을 올렸고, 한국시리즈 MVP까지 오른 반면 김재환은 103경기서 타율 0.241(344타수 83안타) 13홈런 50타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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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MBC 뉴스 유튜브

 

김재환은 여전히 매력적인 왼손 거포다. 검증된 좌타 거포여서 영입을 노리는 구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많은 편이나 여전히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고, 보상금 및 보상 선수를 주지 않아도 되기에 타선이 약한 팀에서 컨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큰 잠실구장을 쓴 김재환이 작은 구장에 간다면 더 많은 홈런을 칠 수도 있어 작은 구장을 가진 팀이 장타력을 보강하고 싶다면 김재환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FA시장에 김재환보다 나은 장타자는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최형우 영입 경쟁에서 밀릴 시 팀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고자 영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C 다이노스도 홈런 타자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다만 시장이 김재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초유의 방식으로 오랜 친정 팀을 떠난 모습부터가 논란의 요소다. 과거 금지 약물 복용 이력으로 인한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도 영입하려는 팀에게 큰 부담이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배트스피드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화려한 커리어를 갖고 있어도 정확성이 크게 떨어진 노장 타자에 대한 매력도도 점차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두산 팬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항상 팀 로열티를 강조해놓고 사실은 첫 FA 때 옵션을 넣어서 계약이 끝나면 언제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 자유계약 형태로 나가 팀에 보상금과 보상선수 하나도 얻지 못하게 한 점, KBO의 미비한 옵트아웃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까지 겹쳐져 반응이 나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배신이다", "115억 받고 이렇게 나가는 건 문제다", "두산은 보상도 못 받고 손해만 봤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반면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을 이행한 것일 뿐", "선수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것", "두산도 당시 그 조항을 받아들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방식의 이적이 선례가 되면 FA 제도가 무력화될 수 있다",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환의 선택이 '계약의 기술'인지 '배신'인지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FA 등급제와 보상 규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선례를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재환은 FA 권리를 포기하면서 방출 옵션을 발동시켜 보상 선수와 보상금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이런 방식이 일반화된다면 FA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선수들이 계약 시 이런 옵션을 요구하고, 구단들도 선수를 잡기 위해 이를 받아들인다면 FA 보상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가 '구단과 선수 모두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을 이행한 것'이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프로 스포츠의 공정성과 리그 전체의 경쟁 균형을 위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두산에게 김재환은 특별했다. 인천고를 졸업한 '포수 기대주' 김재환을 2008년 2차 1라운드로 뽑았고, 커리어 초반에는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인한 거센 비판 여론에도 1군 무대에서 자리잡도록 꾸준히 기회를 줬다. 팬들도 김재환을 감쌌다. 이후 김재환도 '왕조' 시대를 연 중심타자로 성장했고 홈런왕, 정규리그 MVP 등 잠재력까지 폭발시키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이별로 이어지지 않았다. 두산은 2025시즌 성적 부진으로 61승 6무 77패(승률 0.442), 9위로 곤두박질쳤다. 시즌 종료 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 감독은 "기본기와 팀 컬러를 다시 세우겠다"며 새 판 짜기에 몰두하고 있다.

김재환이라는 중심타자를 보상 없이 잃은 두산은 이제 타선 재건이라는 큰 과제를 안게 됐다. 외부 FA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지만, 김재환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재환은 통산 276개의 홈런을 기록한 장타력이 매력적인 타자다. 2018년에는 44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도 올랐던 파워히터다. 그러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계약 4년 동안 타율 0.250을 넘긴게 2024년의 0.283이 유일했다. 올해 부진하긴 했지만, 김재환은 여전히 매력 있는 왼손 거포다. 보상 선수와 보상금에 대한 부담 없이 영입할 수 있다는 점도 구단들에게는 메리트다. 다만 38세라는 나이, 최근 성적 하락, 과거 약물 이력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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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꼼수 FA? 프렌차이즈 스타가 선택한 이별, 팬들의 부정적 반응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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