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신' 된 '양신', 연매출 30억 사업가로 재기
- 아내에겐 "네가 벌어 써라"
참고사진 = 사당귀, KBS 유튜브
은퇴 후 사업가로 성공한 전 야구선수 양준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언행으로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방어 양식장으로 연매출 30억 원을 올리는 성공담보다 19세 연하 아내를 대하는 무심한 태도가 더 큰 화제가 되며 온라인상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양준혁은 포항 구룡포에서 약 3000평 규모의 방어 양식장을 운영하며 '야구의 신'에서 '방어의 신'으로 변신했다. 그는 방송에서 1만2천 마리의 방어를 키우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kg당 3만8천 원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자랑했다. 양식장뿐만 아니라 카페, 횟집, 낚시터까지 총 4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방어의 아버지'를 자처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 이면에는 쓰라린 실패의 역사가 있었다. 스테이크와 활어회를 결합한 식당, 콩국 사업, 스포츠펍 등 여러 사업에서 좌절을 맛봤고, 줄돔·광어·우럭·전복 양식에서도 번번이 실패했다. 양준혁은 스테이크 식당에 대해 패널 이지혜가 "딱 들어도 망할 것 같다"고 평가할 정도로 무모한 사업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선수 시절 벌었던 돈 50억 원을 모두 날렸다고 고백하며 "선수 시절에 줄돔 사지 말고 서울에 빌딩을 샀으면 서장훈보다 더 큰 부자가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포츠펍은 오픈하자마자 코로나19로 폐업하는 불운도 겪었다. 그럼에도 그는 "50억 까먹었지만 앞으로 100억을 벌 것"이라며 여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논란의 시작은 양준혁이 가족 내 우선순위를 밝히는 장면에서 비롯됐다. MC 전현무가 "마음속 순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양준혁은 주저 없이 "방어가 우리 이재(딸)랑 동격이 됐다. 아내는 방어 밑에"라고 답했다.
스튜디오는 순간 술렁였고, 양준혁은 뒤늦게 분위기를 감지하고 "타임! 아내가 위"라고 수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후 재차 질문을 받자 "1순위는 딸과 방어, 아내는 2순위"라며 비슷한 답변을 반복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전현무는 "이런 형도 결혼을 하는데"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고, 패널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방송 말미에 양준혁이 "1순위 아내, 2순위 딸"이라며 재차 해명했지만, 이미 시청자들의 분노는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아내에 대한 배려 부족은 다른 장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아침 일찍 양식장을 찾은 아내 박현선은 남편의 건강을 위해 직접 만든 저당 주먹밥과 콩나물국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양준혁의 반응은 냉담했다.
"싱겁다", "김치도 가져와라", "오곡밥은 꺼끌꺼끌하다", "콩나물국도 심심하다"는 불평이 이어졌다. 직원들을 먼저 챙기는 듯한 태도에 박현선이 "서방님 먼저 챙겨야지"라며 서운함을 표현했지만, 양준혁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패널 김영희는 "저라면 싱겁다고 하면 방어 물 퍼다 줄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고, 이순실도 "양준혁 씨 들어다 물에 던지고 싶다. 맛있다고 좀 하지"며 안타까워했다.
직원들도 박현선을 안타까워하며 "형수님 먼저 챙기셔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양준혁은 묵묵부답이었다. 더욱이 방송 중 "방어랑 뽀뽀도 했다"는 직원의 말에 박현선이 "나랑도 뽀뽀를 안 하는데"라고 말하자, 양준혁은 "방어가 이재(딸)와 동격이 됐다"며 방어에 대한 애정만 강조했다.
경제적 문제도 논란을 키웠다. 양준혁은 최근 1톤 트럭 4000만 원, 5톤 물차 1억8000만 원 등 2억 원이 넘는 금액을 아내와 상의 없이 투자했다. 하루 방어 먹이값으로만 150만~200만 원을 쓴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박현선이 "어디서 자꾸 돈이 나오느냐. 나 줄 돈은 없고"라고 묻자, 양준혁은 "너는 카페에서 벌어서 써라"고 단호하게 답해 스튜디오와 시청자들을 경악시켰다. 그는 이어 "아내가 카페를 전담하고 있어서 수입이 생기면 알아서 쓰라는 거다. 아내에게는 생활비랑 월급을 같이 주고 있다"고 해명을 덧붙였다.
전현무가 "경제권을 쥐고 아내는 월급을 받느냐"고 묻자, 양준혁은 "생활비랑 월급이랑 같이 준다"고 답해 충격을 가중시켰다. 박명수는 "내 좀 챙겨라"며 직설적으로 일침을 놨다.
박현선의 고충은 개인 인터뷰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그는 얇은 옷차림으로 추위에 떨며 "지금 보시다시피 제 옷차림이 얇다. 겨울옷이 본가에 있는데 카페 오픈 이후로 한 번도 본가에 가지 못했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4월 26일 카페 오픈식 이후로 한 번도 본가에 못 갔다"며 "양준혁은 일만 벌여놓고 '누군가 하겠지?' 하는데 그게 늘 나였다"고 하소연했다. 스튜디오 패널 김영희는 "패딩 좀 사줘라"고 말했고, 박명수도 거들었다.
양준혁은 늦게나마 "그래도 우리 아내가 아기까지 있는데 카페까지 맡아서 하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박명수는 "딸 때문에 살겠다. 행복해서"라고 덧붙이며 양준혁의 가정생활을 응원했다.
논란이 커지자 양준혁은 2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논란될 것이 있나. 예능이다. 웃고 넘겨주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실제로는 그러지 않는다. 아내가 제일 1순위라고 생각한다. 아내도 안다"며 방송 속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재미있으라고 아내가 방어 밑이라고 말한 것이다. 사람보다 방어가 소중하겠나"라며 "예능은 예능으로 봐주길 바란다. 논란이 될 것도 없다고 생각해 그냥 흘리려고 한다. 방송 끝에 해명 멘트가 나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예능이라는 명분에도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다. 아내가 겨울옷도 챙기지 못하고 일만 떠맡는 상황, 2억 원 투자는 독단적으로 결정하면서 아내에게는 "네가 벌어 써라"고 말하는 모습 등이 단순히 예능용 연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양준혁의 태도를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방어보다 아내가 아래라니? 말이 되냐", "저런 태도로 어떻게 결혼을 했지", "농담이어도 선 넘었다. 아내 사랑 하나도 못 느끼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참고사진 = 사당귀, KBS 유튜브
"19세 연하 아내를 완전히 가사도우미 취급하네", "저 정도면 아내가 불쌍하다", "돈 많이 벌어도 저런 남편이면 무슨 소용", "방어한테 뽀뽀는 하고 아내한테는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나"는 비판도 이어졌다.
반면 소수 의견으로 "예능이라 과장된 연출도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부부 사이 일인데 너무 과민 반응 아니냐", "실제로는 잘해줄 수도 있다", "예능 캐릭터일 뿐인데 너무 몰아간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예능이어도 기본적인 존중은 있어야 한다", "아내가 직접 얇은 옷 입고 떨면서 본가도 못 갔다고 하소연하는데 이게 연출이냐", "실제 부부 관계가 저 정도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지난 회 최고 시청률 6.4%를 기록하며 181주 연속 동시간대 예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보스들의 솔직한 모습과 직원들의 생생한 증언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양준혁의 방어 양식 도전기는 새벽 2시에 일어나 1시간 30분 거리의 강구항까지 직접 먹이를 구하러 가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초반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방어에게 신선한 고등어, 청어, 전갱이를 먹이는 장면에서 전현무가 "나보다 좋은 거 먹는다"며 부러워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족을 대하는 태도가 공개되면서 방송의 초점은 사업 성공담에서 '아내 홀대 논란'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55세에 늦둥이 딸을 얻은 행복한 가장의 모습보다는 19세 연하 아내를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 부각되며 의도치 않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양준혁은 2020년 자신의 열성 팬이었던 19세 연하의 박현선과 결혼했다. 88학번인 양준혁과 88년생인 박현선의 만남은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2024년 12월, 55세의 나이에 첫 딸 양이재를 얻으며 늦깎이 아빠가 됐다.
박현선은 결혼 후 남편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며 카페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8개월 된 딸을 안고 카페 일을 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정호영이 "방어 열심히 키우셔야겠네"라고 말하자 양준혁은 "열심히 키워야지, 애 때문에 일 많이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직원들은 박현선을 "똑소리 나는 아내"로 소개하며 양준혁의 든든한 조력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드러난 관계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양준혁은 화려한 선수 경력만큼이나 논란도 많았던 인물이다. 2000년 선수협 창단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 위기를 겪었고, 결국 FA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다.
2019년에는 성 스캔들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한 네티즌이 SNS에 양준혁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사생활을 폭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양준혁은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용서는 없다"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고, 이후 상황은 일단락됐다.
선수 시절에는 뛰어난 실력과 스타성으로 '양신'이라 불리며 사랑받았지만, 은퇴 후에는 사업 실패와 각종 논란으로 부침을 겪었다. 이번 '아내 홀대 논란' 역시 양준혁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허용 가능한 표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양준혁은 "예능은 예능으로 봐달라"고 했지만, 실제 부부의 모습을 담은 리얼 예능에서 과장된 연출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배우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예능이라는 이유로 생략될 수 없는 기본 가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미를 위해 가족 구성원의 서열을 매기거나, 배우자의 노고를 당연시하는 태도는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 제작진 역시 이러한 장면들을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낸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순히 보스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문제가 있는 태도를 여과 없이 노출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혁의 '아내 홀대 논란'은 예능의 재미와 윤리적 책임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방송 이후 양준혁이 실제로 아내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지, 그리고 이번 논란이 그의 이미지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