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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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방출에서 KBO 정복까지…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
  • 토론토, 폰세로 선발진 강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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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폰세 SNS

 

 2025 KBO리그를 지배했던 '괴물투수' 코디 폰세(31)가 4년 만에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복귀한다.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3일(한국시간) 폰세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총액 3000만 달러(약 440억8500만원) 계약에 합의했으며, 메디컬 테스트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도 곧이어 폰세의 토론토행을 공식화했다.


폰세의 2025 시즌은 단순한 성공을 넘어 감동 그 자체였다. 그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 승률 0.944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부문을 모두 휩쓸며 투수 4관왕을 차지했다.


KBO리그에서 투수 4관왕이 나온 것은 1996년 구대성, 2011년 윤석민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국인 투수로는 폰세가 처음이었다. 특히 개막 후 선발 17연승,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52개, 단일경기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18개 등 수많은 신기록을 수립하며 KBO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5월 17일 SSG전이었다. 8이닝 2피안타 18탈삼진 무실점 괴력투를 펼친 폰세는 8회 2사 후 류현진의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17개)에 타이를 이루자 마운드 위에서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그는 2017년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다며 감정이 북받쳤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마이너리그 시절 'TV에 나올 정도로 잘해라. 그래야 내가 집에서 TV로 편히 볼 수 있지 않겠냐'고 농담하셨다. 지금 한국에서 TV에 나오고 있으니 어머니도 보고 계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던 폰세. 그는 매년 12월이면 인스타그램에 어머니와의 추억을 공유하며 그리움을 표현해왔다.


폰세에게 토론토는 단순한 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폰세는 학창 시절 LA 다저스 소속으로 활약하던 류현진의 모습을 지켜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폰세는 한화와 계약하자마자 류현진의 사인을 문신으로 새기고 싶다고 말하며 경의를 표했고, 한 경기 17탈삼진 기록을 넘어서는 게 자신의 유일한 목표라고 밝히는 등 류현진을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올스타전에서는 류현진의 토론토 유니폼을 직접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류현진과 함께 한화에서 뛰며 존경심을 여러 번 드러냈던 폰세는 이제 자연스럽게 'MLB에서도 류현진 후배'가 됐다.  폰세의 성공은 더욱 극적이다. 그는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해 2021년까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었으나 2년간 15경기 등판에 그치며 고전했다. 2022년부터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었지만 부상과 기복으로 2023년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옮긴 뒤 방출당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폰세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거듭났다. 일본 시절보다 평균 구속이 시속 45km 이상 증가했고, 제구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평균 구속 153km/h, 최고 구속 158.6km/h의 포심과 싱커, 커터,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타자들을 압도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매트 아놀드 단장은 "폰세는 아시아에서 살아남기 위해 완전히 다른 투수로 탈바꿈했다. 지금의 그는 타자를 어떻게 제압하는지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벤 체링턴 단장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투수가 됐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폰세의 성공 뒤에는 포수 최재훈이 있었다. 폰세는 올 시즌 소화한 180⅔이닝 중 167⅔이닝을 최재훈과 호흡을 맞췄고, 평균자책점 1.88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KBO 시상식에서 폰세는 "최재훈에게 특별히 고맙다. 멍이 들고 혹이 날 정도로 살신성인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항상 내 마음속 우리 형으로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폰세는 매 승리 소감마다 최재훈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는 아내 엠마를 언급하며 울컥했다. "아내가 진정한 MVP다. 올해 응원해주느라 정말 수고했고, 복덩이 첫 아이를 출산하는 기쁨을 줬다. 아내는 내 넘버원 팬이자 열성적 지지자다"라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폰세 부부는 11월 7일 대전에서 딸 'Roo'를 출산했다. 아내 엠마는 한화 동료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와 함께 '홈런 클럽'이라는 러닝 클럽을 운영하며 한국 생활을 즐겼다. 남편들은 처음 클럽 이름을 듣고 "우린 투순데 '홈런 클럽'이라니"라며 농담을 건넸지만, 실제로는 함께 러닝을 하며 적극 동조했다.


무패 행진을 달리던 폰세에게도 첫 패배가 찾아왔다. 9월 20일 수원 KT전에서 폰세는 5이닝 5피안타 4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리며 KBO리그 데뷔 28경기 만에 첫 패를 기록했다. 17연승 상승세가 끊긴 순간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폰세는 1회가 좋지 않았다. 직구 제구가 흔들릴 때 실투를 노렸다"고 공략법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폰세가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한 번의 실수로도 첫 패를 당할 만큼, 나머지 경기에서는 완벽에 가까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올 시즌 MLB 아메리칸리그 정상에 오른 강팀이다. 케빈 거즈먼, 셰인 비버, 호세 베리오스, 트레이 예새비지 등이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지만 거즈먼을 제외하고 확실한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비버와 베리오스는 잦은 부상 전력이 따라다니는 선수고, 지난 포스트시즌에 깜짝스타로 떠오른 예새비지는 아직 신인이라 풀시즌을 치를만한 내구성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구위와 이닝 소화능력이 검증된 폰세를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한다는 것이 토론토의 전략이다.


폰세의 3년 3000만 달러 조건은 에릭 페디가 NC다이노스를 떠나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할 당시 받은 2년 1500만달러보다 훨씬 좋다. 현지에서는 폰세가 토론토의 3~4번째 선발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 유력 매체 스포츠넷은 "전 피츠버그 투수 코디 폰세는 KBO 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뒤 메이저리그 복귀 시 다년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마이 타츠야보다 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소개했다.


폰세와 함께 한화의 '원투 펀치'를 구축했던 라이언 와이스 역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년 최대 1000만 달러(약 147억 원) 규모 계약에 사실상 합의하고 메디컬 체크를 받고 있다.


와이스는 올해 정규리그 30경기에서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로 맹활약했으며, 다승 3위, 탈삼진 4위(207개)에 올랐다. 특히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나와 7⅔이닝 탈삼진 7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와이스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했고, 14살 때 아버지를 잃었으며, 2018년 MLB 신인드래프트 지명 직전인 1월에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남은 가족은 누나뿐이었고,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국 팬들은 와이스의 성공을 특히 응원했다.

 

와이스의 장인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팬으로, 사위의 한국 경기에도 큰 관심을 가져왔다. 이제 와이스는 장인이 응원하는 팀에서 뛰게 됐다. 한화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주역인 폰세와 와이스 두 선수를 모두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폰세와 와이스는 한화의 83승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3승을 합작했다. 2025년 7월 15일에는 동료로서 함께 대전광역시 중구 명예구민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폰세는 2025년 새로 준공한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와 특별한 상성을 보였다. 시즌 종료 기준, 14경기 10승 ERA 0.89를 기록했다. 올 시즌 허용한 10개의 피홈런 중 단 1개만 홈에서 허용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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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폰세 SNS

 

특히 90⅔이닝 동안 허용한 자책점은 단 9점뿐이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뒤 폰세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마운드의 흙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며 작별을 준비했다.


폰세는 3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자신의 SNS에 통역 김지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글을 올렸다. "마운드 방문과 인터뷰, 아기 진료 예약과 햄버거 주문까지 모든 순간에 함께 해줬다. 당신은 단순한 통역 매니저가 아닌, 내게 형제같은 존재였다"라고 전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해 해준 일에 정말 감사하다. 당신 없이는 이번 시즌이 정말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인 폰세의 메시지는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한화 팬들은 시즌 중 구장에 방문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진에게 상당히 경계심을 가지며 "제발 데려가지 말라"고 하소연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화를 제외한 9개 구단 팬들은 "빨리 메이저로 가버려라"라며 진담 100% 극찬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폰세가 최근 SNS에 한화 김지환 통역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글을 올리자 한화 팬들은 "1년 동안 든든한 1선발이 돼줘서 고맙다", "어딜 가든 응원하겠다", "2025년 폰세 덕에 행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구단 팬들도 "KBO리그에 남긴 족적이 대단하다", "제2의 류현진이 되길 바란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메이저에서도 잘하길" 등 폰세의 성공을 응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9일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윌켈 에르난데스(1999년생)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르난데스는 최고구속 156km/h, 평균 150km/h 이상의 싱커성 무브먼트를 보유한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하는 쓰리쿼터 투수다. 선발로 꾸준히 기여해온 선수로 최근 2년간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등 총액 90만 달러다.


타자로는 2024시즌 함께했던 요나단 페라자를 재영입했다. 페라자는 지난 시즌 122경기 타율 0.275, 24홈런 70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코너 외야수로 활약했다.


앞서 아시아쿼터로 대만 국가대표 출신 왕옌청을 영입한 한화는 에르난데스, 페라자와 계약하며 외국인 선수 영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남은 자리는 한 자리. 한화가 어떤 선수를 마지막 퍼즐로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폰세의 아버지 조 폰세는 6월과 10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이 정말 멋지다.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승패와 관계없이 끝까지 환호한다"며 한국의 야구 문화를 칭찬했다.


"한국 프라이드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 미국에서는 프라이드 치킨을 잘 먹지 않는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사랑도 표현했다. 조 폰세는 아들에게 "외국인으로 머물지 말고, 나라 안으로 들어가 함께 숨 쉬어라"고 조언했고, 폰세는 한국 문화에 완벽히 적응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일본 때는 솔직히 문화가 좀 달랐다. 한국이 훨씬 따뜻했다"고 강조한 조 폰세의 말은 폰세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폰세는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했고 일본에서도 부상과 기복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며 완전히 다른 투수로 거듭났다. 개막 전 불안한 시선도 있었지만, 폭발적인 활약으로 한화를 33년 만의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이제 폰세는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류현진이 뛰었던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한 시즌 동안 한국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가 MLB 무대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폰세는 한국에서 단순히 승리만 거둔 것이 아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흘린 눈물, 팬들과 나눈 교감, 동료들과의 우정,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까지. 그는 한국에서 야구 이상의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던 폰세. 그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길, 그리고 언젠가 다시 한국을 찾아 팬들에게 인사할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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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드림' 이룬 폰세, 꿈의 무대 토론토로…류현진 뒤 잇는 후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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