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전면 부인하며 장관직 내려놓기로 결정
- 향후 전망, 수사 결과와 정치적 파장 주목

참고사진 = 전재수 해수부장관 SNS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의혹 자체는 강력히 부인하면서도 이재명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장관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유엔 해양총회 유치를 위한 미국 뉴욕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전 장관은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밝혔다.
그는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면서도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지만,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장관직 사퇴가 의혹 인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런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고민이 됐다"며 "더 책임 있고 당당하게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저의 의지의 표명으로 사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장관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해양수산부가 엄청난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조직 수장이 말도 안 되는 뉴스에 나오고 수사받는 모습은 공직자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정부 부담을 덜어드려야 하는 것이 공직자 자세"라고 덧붙였다.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단호하게, 명백하게, 아주 강하게 의혹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며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며 "명명백백 밝힐 것이고 몇몇 가지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허위사실 명예훼손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 장관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저를 향해 제기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이며,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장관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단 하나도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게 없다"며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논란의 발단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특검 진술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전재수 당시 국회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9월 전 의원이 통일교 본산인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금품 제공의 대가로 거론되는 것은 통일교의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 추진과 관련된 청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장관은 과거 2021년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일 해저터널 관련 발언을 꺼냈을 때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던 것으로 확인되어, 청탁과 금품 수수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편, 전 장관은 대통령실이나 이 대통령과 사전 교감 없이 사의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말씀드리지 않았다"며 "사의 표명은 전적으로 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과는 일절 소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 장관은 "3박 6일 미국 뉴욕 출장에 나서기 이전부터 고민했다"며 "비행기에 탔을 때부터 어떤 것이 당당한 자세이고 공직자로서 도리인지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은 전재수 장관에 그치지 않고 여야 정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윤영호 전 본부장이 특검 조사 과정에서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언급한 정치인 5인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김규환 전 국민의힘 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재판에서 "2017~2021년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평화서밋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접근했고, 그중 두 명은 한학자 총재에게도 왔다 갔다"고 진술했다. 다만 10일 결심공판에서는 민주당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동영 장관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2021년 9월 야인 시절 단 한번 만났으며,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만난 적이 없고 금품을 수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 측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완전한 허위사실로 바로 법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민중기 특검이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4개월간 수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이첩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 기소하면서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반면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 차례 조사도 하지 않고 사건을 넘겼다.

참고사진 = 전재수 해수부장관 SNS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18년 금품 제공이 이뤄졌다면 올해 말 시효가 만료된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공소시효가 지나도록 사건을 묵살하려 했다며 민중기 특검을 직무유기와 편파 수사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0일 중대범죄수사과 내 특별전담수사팀을 편성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금품 제공 정황의 실체 여부와 대가성 여부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전 장관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해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 수사 때는 민주당 인사 명단까지 제출해놓고 재판에서는 단 한 사람도 밝히지 못했다"며 "통일교가 대통령의 겁박에 입을 닫은 것이라면, 유착된 쪽이 누구인지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특검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을 지난 8월 확인하고도 4개월간 뭉개고 있다가 어제서야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며 "누가 봐도 전재수 장관을 구하기 위한 특검의 편파적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공소시효 만료 20일을 앞두고 '침대 축구'를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떳떳하다면 즉각 사퇴하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정면으로 수사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는데, 국무회의에서 장관 바로 옆에 앉는 인물을 경찰이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느냐"며 사퇴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과 9일 국무회의에서 정치 개입 등 불법 행위를 하는 종교단체에 대한 해산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통일교가 여야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야당은 증언을 막기 위한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일본은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종교재단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우리도 일본처럼 반사회적 종교 단체의 해산이 가능한지 법적으로 검토해 보십시오"라고 지시했다.
9일 국무회의에서는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의 해산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는데, 해 봤느냐"고 재차 물었다. 조 처장은 "종교단체가 조직적으로 굉장히 심한 정도의 위법행위를 지속했을 때 민법 38조에 따라 해산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자 '더 말하면 씨를 말리겠다'며 공개적으로 겁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공개적으로 '불면 죽인다'고 하니, 통일교 측이 겁먹고 예고했던 민주당 인사들 명단을 공개 안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특정 종교를 언급한 건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10일 "특정 종교 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전 장관의 사의 표명은 내년 5월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나와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 장관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주도하며 민주당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혀왔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의혹 자체가 정치적 목적을 띤 기획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이상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 장관의 출마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관계자는 "설령 의혹이 허위로 드러나도 장관직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시장 도전을 이어가긴 쉽지 않다"며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 박재호 전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전재수 장관은 지난 6월 23일 이재명 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지명되어 7월 23일 임명됐다. 재임 기간은 약 5개월에 불과하다.
전 장관은 짧은 재임 기간에도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양수도 부산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뒀으며 해운기업 이전 발판도 마련해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미국 뉴욕 출장은 제4차 유엔 해양총회의 부산 유치를 위한 것이었다. 전 장관은 "유엔 해양총회 유치 가능성 100%"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신청사 입주는 보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됐다. 전 장관은 부산 출신 정치인으로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통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으나, 이를 완수하지 못한 채 장관직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전재수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통일교가 여야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이참에 금품을 받은 정치인들을 모두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의혹 자체가 정치적 공격의 일환일 수 있다는 신중한 반응도 있다. 전 장관이 과거 한일 해저터널을 강하게 반대했다는 점을 들어 청탁을 받았다는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검의 편파 수사 의혹도 있으니 진상 규명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퇴 결정에 대해서는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결단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사퇴가 오히려 의혹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공존했다. 특히 공소시효 만료를 20일 앞둔 시점에서 특검이 사건을 넘긴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정치 보복의 희생양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야당 지지층에서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한 네티즌은 통일교 해산을 언급하며 증언을 막으려 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력한 시장 후보가 낙마하게 되어 아쉽다는 반응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시장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정치권 전체의 도덕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면서 여야 할 것 없이 통일교와 연루된 정치인들을 모두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재수 전 장관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은 이제 경찰 수사를 통해 진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전 장관의 정치적 운명뿐만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도덕성, 그리고 부산시장 선거 구도까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 장관이 주장하는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실제로 나올지, 아니면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장관은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향후 법정 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통일교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은 전재수 전 장관에 그치지 않고 여야 정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추가 폭로와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전체가 통일교 스캔들로 인한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만큼, 향후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어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