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재조명된 '항공사 실수'의 진실
- 피식대학 출연으로 다시 수면 위로
참고사진 = 바비킴 SNS
가수 바비킴(본명 김도균·52세)이 2015년 1월 발생한 기내 난동 사건에 대해 10년 만에 재차 사과하고 나섰다. 1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출연한 바비킨은 당시 상황을 재차 설명하며 "난동을 부린 것은 사실이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2015년 1월 7일 오후, 바비킴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23편(샌프란시스코행 보잉 777)에 탑승했다. 휴가 차 누나 집을 방문하기 위한 여행이었다. 하지만 이날 비행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을 남기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출발 5시간 후, 기내에서 술에 취한 바비킴이 소란을 피우고 승무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며 국내에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의 발단에는 항공사의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 바비킴은 마일리지 포인트를 사용해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한 티켓을 구매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인 다른 승객의 이름(KIM ROBERT)과 바비킴의 영문명(KIM ROBERT DO KYUN)을 혼동해 잘못된 탑승권을 발권했다.
바비킴은 14일 피식대학 출연에서 "요약하자면 기내 승무원이 나를 비즈니스석으로 옮겨주지 않았다"며 "비즈니스석 티켓을 샀는데도 이코노미석에 앉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진행자 이용주가 "비즈니스석 티켓을 분명히 샀는데 항공사 실수로 자리에 앉지 못했다면 바비킴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위로하자, 곽범도 "너무 억울하다. 나 같아도 화가 났을 것"이라며 공감했다.
실제로 바비킴은 출국 수속 과정에서 이미 잘못된 이코노미석 티켓을 받았고, 데스크 직원에게 항의했으나 "예약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답변만 받았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임박해 일단 탑승했지만, 승무원들은 이코노미석이 만석이 되자 바비킴을 비즈니스석으로 옮기는 대신 다른 여성 승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러한 상황에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바비킴은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바비킴은 "속상한 마음에 와인을 마시다가 지나치게 마시게 됐다"며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켰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바비킴이 술을 마시며 난동을 부리는데도 승무원들은 계속해서 와인 서비스를 제공했고, 처음부터 남자 승무원을 배치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으로 제기됐다. 한 목격자는 "다른 승객들도 몇 번 컴플레인을 했고, 바비킴이 '죄송하다'고 3번이나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주변 승객 중 일부는 난동이 있었는지조차 몰랐을 정도로 소란의 정도가 크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바비킴은 항공사의 신고로 FBI와 샌프란시스코 공항경찰, 세관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현지에 머물며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약 1개월 뒤인 2월 13일 한국으로 입국해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2015년 4월 28일, 인천지검 형사2부는 바비킴을 항공보안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기내에서 기장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승무원 A씨의 왼쪽 팔을 잡고 휴대전화 번호와 호텔이 어딘지 물었으며, 다른 승무원에게 제지당한 뒤에도 한 차례 더 지나가던 A씨의 허리를 감싸안았다"며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바비킴 측 변호사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만 대한항공의 실수가 만취에 영향을 줬고, 피고는 이전까지 어떤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015년 6월 11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 심동영 판사는 구형보다 낮은 수위인 벌금 400만 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바비킴이 비즈니스석을 예약했으나 항공사 측의 실수로 불만을 가진 것이 음주에 영향을 미쳤고, 일부 승무원이 소란을 감지하지 못한 점을 미뤄볼 때 소란 행위가 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추행당한 승무원이 바비킴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바비킴 사건을 더욱 불리하게 만든 것은 타이밍이었다. 사건 발생 불과 1개월 전인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조현아 전 부사장의 갑질 사건)이 터져 여론이 들끓던 시기였다. 바비킴의 사건은 이와 도매급으로 묶여 '기내 갑질'로 프레임이 씌워졌고,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항공보안법을 위반한 대한항공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대한항공이 국토부로부터 승인받은 보안계획상 여권 소지자와 발권자가 동일인인지 확인해야 했으나 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오발권 실수와 미흡한 대처는 금세 휘발됐고, 가수 개인의 평판만 추락했다.
바비킴은 사건 발생 직후 출연 중이던 'TV예술무대' 등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는 "이유를 불문하고 깊은 사죄를 드린다. 추후 경찰 조사가 있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사건 발생 1년 뒤인 2016년 2월에야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OST로 간신히 신곡을 냈고, 개인 음반 활동은 사건 4년 만인 2019년에 본격적으로 재개할 수 있었다. 2019년 7월에는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 '요것봐라~? 체게바라'라는 가명으로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조금씩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참고사진 = 피식대학
2020년 한 인터뷰에서 바비킴은 "억울한 점은 없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공인의 책임으로 4년 넘게 자숙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건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한 점은 반성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바비킴은 2022년 결혼하며 안정적인 가정을 꾸렸고, 2023년과 2024년에는 대구,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꾸준한 무대와 행사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피식대학 출연에서 진행자들은 바비킴을 적극적으로 위로했다. 이용주는 "비즈니스석 티켓을 분명히 샀는데 항공사 실수로 자리에 앉지 못했고, 그렇게 이코노미석에서 계속 와인을 마셨던 것"이라며 "바비킴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곽범도 "너무 억울하다. 나 같아도 화가 났을 것"이라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바비킴은 "난동을 부린 것은 사실"이라며 "사과드리고 싶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비록 발단은 항공사의 실수였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피식대학 출연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많은 네티즌들은 "비즈니스 돈 내고 이코노미 앉은 건데 저라면 땅콩 나오라고 난동 부렸을 것", "대한항공의 조직적 언론플레이로 바비킴이 또라이 취급받았다", "항공사가 실수하고도 제대로 처리 안 해줬으면 화날 만하다"며 바비킴에게 동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발단이야 어쨌든 술 마시고 난동 부린 건 맞다", "성추행까지 했다는데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억울해도 공격적으로 행동한 건 잘못", "공인으로서 자제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한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진짜 실력 있는 가수인데 이 사건 하나로 커리어가 망가졌다", "이제라도 진실이 알려져서 다행", "바비킴의 '고래의 꿈'은 명곡인데 이런 일로 묻혀버려서 아쉽다"는 반응도 다수 있었다.
2015년 1월 7일의 단 하루, 항공사의 중복 발권 실수는 한 아티스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1994년 닥터레게로 데뷔한 바비킴은 'Beats Within My Soul'로 R&B 가수로서 입지를 굳혔고,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의 대표곡 '고래의 꿈'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명곡이다.
하지만 2015년 사건 하나로 그는 4년 넘게 방송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이미지 회복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OSEN은 최근 기사에서 "대기업 국적기 항공사의 오발권 실수와 미흡한 대처는 휘발되고, 가수 개인의 평판만 추락했다"며 "이제라도 밝혀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항공사의 시스템 개선과 고객 응대 매뉴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한항공이 중복 발권 문제를 인지했으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서비스 실패"라며 "고객의 불만을 제때 해소하지 못해 더 큰 문제로 번진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말했다.
현재 바비킴은 5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랩 할아버지'라는 별명답게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국 각지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팬들과 만나고 있으며, 유튜브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기내 난동 사건' 하나로 망쳐버린 이미지를 회복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를 "비행기에서 난동 부린 가수"로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피식대학 출연을 통해 바비킴은 사건의 전말을 재차 설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그의 솔직한 고백과 책임 있는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73년생으로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 김영근 씨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한 그는, 대표곡 '고래의 꿈'에 아버지의 트럼펫 연주를 피처링으로 담기도 했다.
이제 10년이 지난 지금, 바비킴이 진정한 재기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수보다 현재의 노력과 미래의 음악이라는 것을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응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