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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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벤져스: 엔드게임' 넘고 역대 관객 순위 5위 진입
  • 흥행 원동력 — 유해진·박지훈의 열연, 전 세대를 아우른 '무해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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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 쇼박스 sns

 

장항준 감독의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온다웍스·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2026년 3월 20일 마침내 누적 관객 14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흥행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3월 19일 기준 누적 관객 1395만 3422명을 기록한 이 작품은 역대 5위 '어벤져스: 엔드게임'과의 차이가 단 2만 3987명으로 좁혀졌고, 3월 20일 1400만 명 돌파와 함께 역대 5위 진입이 확실시됐다.


조선 6대 임금 단종과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개봉 45일 만에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


'왕과 사는 남자'는 3월 19일 '겨울왕국 2'(1374만 명)를 추월해 역대 관객 순위 6위에 올랐으며, 3월 20일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록마저 넘어서 역대 5위에 진입했다. 


역대 흥행 순위는 1위 '명량'(1761만 명), 2위 '극한직업'(1626만 명), 3위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 명), 4위 '국제시장'(1425만 명), 5위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순이었으나 '왕과 사는 남자'가 그 5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4위 '국제시장'까지는 30만 9870명, 3위 '신과함께-죄와 벌'까지는 45만 8040명의 격차가 남아있어, 이번 주말 역대 3위 등극도 전망된다. 매출 기록도 이례적이다. 3월 20일 기준 '왕과 사는 남자'의 총 누적 매출은 1345억 원을 넘어선 상태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매출액 기준 역대 1위인 '극한직업'(1396억 원)의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6년 2월 4일 개봉한 이 작품은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영화로,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난 뒤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떠나면서 마을 촌장 엄흥도와 엮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 31일 차인 3월 6일 1000만 관객을 달성하며 국내 개봉작 중 34번째, 한국 영화로는 25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이는 2024년 '범죄도시4' 이후 22개월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였다.


흥행의 페이스는 이례적이었다. 개봉 19일 차인 2월 22일 '베테랑2' 이후 한국 영화 최고 흥행을 경신했고, 개봉 25일 차인 2월 28일에는 역대 4주 차 일일 최다 관객 수를 경신했다. 개봉 26일 차인 3월 1일 삼일절 하루에만 81만여 명이 관람해 자체 일일 최다 관객 수 달성과 동시에 역대 4주 차 일일 최다 관객 수를 재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소재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흥행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유해진의 연기력이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장면에서도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희극과 비극을 모두 소화해냈고, 단종 역을 맡은 박지훈도 중견 배우들 못지않은 호연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12세 관람가 등급으로 가족 단위 관객을 다수 끌어들였으며, 2020년대 천만 돌파 한국 영화 중 노년부터 아동층까지 전 연령층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는 본작이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 속 사건 위에 영화적 상상력을 얹은 이 작품은 관련 역사 서적의 재출판 붐과 영월 청령포 방문객 급증 등 사회적 신드롬으로까지 이어졌다. 반대로 세조의 묘 광릉에는 관객들의 '과몰입'이 낳은 이색 현상이 펼쳐졌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지도 앱의 리뷰 기능을 이용해 세조의 묘 '광릉'에 비판 댓글을 쏟아냈고, 결국 카카오맵에서 광릉의 별점은 1.5점까지 내려가 장소 세이프 모드가 발동되어 후기창이 임시 폐쇄되기도 했다. 악역으로 등장한 한명회의 묘역도 유사한 별점 테러를 당했다.


매출 기준으로 이미 '아바타'(1362만 명, 2009)를 넘어선 역대 5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으며, 관련 출판물들도 잇달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등 영화 한 편이 문화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영화의 여운은 국경을 넘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북미에서 영어 제목 'The King's Warden'으로 개봉해 현지 관객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팝콘지수 96%를 기록했다. 현지에서는 "계급과 나이를 초월한 순수하고 진심 어린 우정이 담겼다", "자막 때문에 겁먹지 마라,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호평이 쏟아지며 유해진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흥행의 정점에서 뜻밖의 논란도 터졌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직후인 3월 9일, 2019년 숨진 연극배우 A씨의 유족이 고인이 집필한 드라마 시나리오 '엄흥도'와 영화 내용이 유사하다며 제작사에 해명을 요구했다. 유족 측이 제시한 유사 설정은 단종이 엄흥도의 권유로 음식을 먹는 장면, 낭떠러지에서 투신하려는 단종을 엄흥도가 구하는 설정, 실제 삼남이었던 엄흥도의 자녀를 외아들로 각색한 점 등 최소 7가지다. 유족 측은 금전 보상보다 고인의 이름을 원작자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사 온다웍스는 "표절에 대한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과정에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순수 창작물로, 창작의 전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이에 대한 증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의 핵심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과 '보호받아야 할 독창적 창작 표현'의 경계 문제로 보고 있으며, 현재 양측의 주장이 정면 충돌하는 가운데 법적 판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 반응은 압도적인 호평이 주를 이루면서도 표절 논란 이후 다양한 시각이 교차하는 양상이다. "단종의 죽음 이후 역사를 이제라도 알게 돼 다행이다", "비극의 역사 속에서 의(義)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는 반응이 잇따랐고, 단종의 묘 장릉에는 "단종 전하, 후손들이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으니 아끼는 벗들과 그곳에서 평생 행복만 하시길"이라는 추모의 글도 이어졌다.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역사서에 없는 설정까지 유사하다면 명확히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과 "역사적 인물 소재 작품에서 유사한 장면이 겹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4위 '국제시장'까지는 약 30만 명, 3위 '신과함께-죄와 벌'까지는 약 45만 명의 격차가 남아있어 이번 주말 역대 3위 등극도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반면 2위 '극한직업'까지는 231만 명, 1위 '명량'까지는 366만 명의 차이가 남아있다. 


1400만 명 돌파와 역대 5위 진입의 축제가 펼쳐진 3월 20일, '왕과 사는 남자'는 흥행 기록 경신과 표절 논란의 법적 귀결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동시에 안고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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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1400만 돌파·역대 흥행 5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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