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러난 충격적 장면들 — CCTV 영상과 자필 반성문
- 프랜차이즈 본사의 입장 — "개입 어렵다"
참고사진 = AI 생성
1만 2800원.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음료 세 잔의 가격이다. 이 금액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충북 청주의 한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불거진 아르바이트생 고소 사건이 고용노동부 기획감독, 프랜차이즈 본사 현장 조사, 그리고 전국적인 여론의 공분으로 번지며 노동 현장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10월 2일 오후 10시 34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B씨(21)는 퇴근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음료 3잔을 챙겨 나갔다. 이후 해당 커피전문점에서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던 B씨는 퇴직한 지 두 달 후인 지난해 12월, 점주 A씨로부터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
B씨는 "해당 음료는 모두 제조 실수로 발생한 폐기 대상이었다"며 "평소에도 폐기 대상 음료는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해왔고 점주 역시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B씨를 불구속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사건은 다시 경찰로 돌아온 상태다.
사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관련 영상과 녹취가 속속 공개됐다. 한 영상에는 점주가 알바생을 불러 "남의 물건에 왜 손을 대냐"고 다그치는 장면이 담겼고, "금액으로 따지면 50만원도 넘는다.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다 책임질 거냐"고 압박하는 목소리도 공개됐다.
점주 A씨는 B씨에게 "너 본사에서 다 캐내면 절도죄가 성립하고 대학도 못 간다", "내가 1000만원을 줘도 합의 안 해주려고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수능을 앞둔 21세 청년에게 '대학 못 간다'는 말을 꺼낸 정황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사건에는 또 다른 점주 C씨도 얽혀 있었다. C씨는 아르바이트생 B씨가 자신의 매장에서 약 5개월간 근무하면서 지인들에게 총 35만원어치의 음료를 무료 제공하고 포인트를 적립해 매장에 손해를 끼쳤다며 B씨로부터 합의금 550만원을 받았다.
한편 A씨 측은 수사 과정에서 경찰에 B씨가 작성한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고, 여기엔 B씨가 100개가 넘는 음료·제품을 무단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사건은 단순 음료 분쟁을 넘어 알바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의제로 확산됐다.
프랜차이즈 본사 더본코리아는 "해당 점포 점주는 아르바이트 직원 측이 SNS에 허위사실과 함께 점포 위치를 유포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호소를 보내왔다"며 사안을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더본코리아는 개인사업자와 개인 간 개별 분쟁 소송에 직접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법기관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본사의 '방관적 태도'는 또 다른 비판의 빌미가 됐다.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번지자 정부도 움직였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카페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특히 문제가 된 청주 지역은 해당 지점 감독 외에 아르바이트생이 다수 일하는 카페 등을 중심으로 근로조건 준수 여부 등의 실태 파악과 법 위반사항 개선 조치를 위해 추가로 감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20대 사회 초년생인 청년 아르바이트생이 겪어왔을 부담감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감독 이후에도 청년 아르바이트생이 다수 일하는 베이커리 카페, 숙박·음식점 등에 대한 감독을 전국적으로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여론이 악화하자 점주 A씨는 결국 입장을 바꿨다. 점주 A씨는 변호사를 통해 청주청원경찰서에 전 아르바이트생 B씨에 대한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A씨와 다른 지점 점주 C씨는 한 언론에 "죄송하다. 생각이 짧았다"는 취지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사건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업무상횡령죄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경찰 수사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고소가 취하된 점을 고려해 경찰이 이번 사건을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넘기는 방안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알바생을 향한 깊은 동정과 함께 점주의 행태에 분노를 쏟아냈다.
"퇴근 후 버려질 음료 마셨다는 게 횡령이면, 직원한테 뭘 먹여줬다는 점주들은 다 공범이냐"는 반응이 수천 개의 공감을 받았다. "합의금 550만원 돌려받은 점주는 어떻게 책임지냐"는 목소리도 컸다. "고소 취하는 했지만 이미 21살 청년이 받은 충격은 어떻게 돌려줄 거냐"며 단순한 취하로는 부족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반면 일부에서는 "100개 넘게 무단으로 음료를 가져갔다는 반성문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건 다른 문제"라며 사안을 양면으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또 "법인도 아닌 개인 점주가 변호사 선임까지 해서 21살 알바생 잡으러 갔다는 게 핵심"이라는 비판은 프랜차이즈 가맹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왜 가만히 있냐"는 비판도 거셌다. "가맹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본사는 '개입 못한다'고만 하면 브랜드 관리는 누가 하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사건은 단순한 카페 분쟁이 아니다. 불안한 고용 관계, 폐기 음식물 처리 관행의 모호함, 변호사를 동원한 점주와 법 앞에 홀로 선 21살 알바생의 비대칭적 권력 구조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정부가 전국 단위 감독을 예고한 가운데, 이 사건이 알바 노동 환경 개선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