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그널2' — 10년의 기다림이 무너지다
참고사진 = 유튜브 tvN DRAMA 공식계정
2025년 12월 5일, 연예 매체 디스패치가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49)의 과거 범죄 이력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연예계에 일대 파장이 일었다. 디스패치는 제보를 토대로 조진웅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차량 절도와 무면허 운전, 성폭행 등 중범죄에 연루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으며, 조진웅이 과거를 숨기기 위해 본명 '조원준' 대신 부친의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조진웅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도강간)으로 1994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된 재판 기록을 공개하며 의혹을 가중시켰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다"고 밝혀 소년범 의혹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며 "30년도 더 지난 시점이라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우며 관련 법적 절차 역시 이미 종결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성폭행 관련 행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소속사 입장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조진웅은 직접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저는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며 "이것이 저의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행과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진 것도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MBC·KBS·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도 일제히 논란을 보도하며 파장은 전국적으로 번졌다.
'시그널2'는 2016년 신드롬을 일으킨 '시그널'의 후속작으로, 원작 방영 10주년 및 tvN 개국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핵심 프로젝트다. Idsn 배우 조진웅·이제훈·김혜수가 뭉쳐 2026년 공개를 목표로 지난해 8월 모든 촬영을 마쳤으며 6월 방송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조진웅이 드라마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었다. 촬영을 다 끝낸 상태에서 사건이 터졌고, 해당 배역이 핵심 주인공인 이재한 역인지라 편집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tvN이 2026년 2월 공개한 드라마 라인업에서 당초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시그널2'가 빠지며 편성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시그널2가 빠진 자리에는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시즌이 대체 편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tvN은 입장문을 통해 "'두 번째 시그널'은 10년을 기다려 주신 시청자 여러분을 향한 마음을 담아 2026년 하절기 공개를 목표로 정성을 다해 준비해 온 작품"이라며 "현재 상황을 마주한 저희 역시 시청자 여러분의 실망과 걱정에 깊이 공감하며, 무겁고 애석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가 지닌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과 시청자 여러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현재로서는 정상 방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시그널2'의 방영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다. 주인공 이재한은 작품 전체의 서사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 조진웅의 분량을 편집하거나 대역을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제작비 손실과 다른 배우·스태프들의 피해까지 감안하면, tvN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뉜다.
비판 여론이 압도적인 가운데, 대다수는 "10년을 기다렸는데 본인이 다 망쳤다", "김혜수·이제훈이 너무 불쌍하다", "스태프들은 무슨 죄냐"며 조진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은 "차라리 조진웅 분량만 전부 날리고 2인극으로 방영해라"는 자조 섞인 의견도 내놓았다.
반면 소수의 옹호론도 있었다. 법무법인 호인 김경호 변호사는 조진웅을 '레미제라블'의 장 발장에 빗대어 옹호하며 "조진웅을 난도질하는 것은 무결점의 인간만을 허용하려는 집단적이고 병적인 도덕적 광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소년범 전력에 그치지 않고 성인이 된 후에도 폭행과 음주운전 전과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과거의 실수로 볼 수 없다"는 반론에 막혀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정의의 형사' 이미지로 20년 넘게 대중의 신뢰를 쌓아온 조진웅. 그 이미지와 정반대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본인의 배우 인생은 물론, 수많은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의 땀이 녹아든 작품까지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시그널2'의 방영 여부는 현재도 안갯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