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드·르까프·스케쳐스 등 잇단 협업
- 1분기 의류 매출 180% 급증, 유통업계 긴장
참고사진 = 다이소 홈페이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초저가 러닝 의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유통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가성비 제품을 넘어 인지도 있는 브랜드 제품을 균일가로 공급하는 전략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다이소는 최근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와 협업한 러닝 시리즈를 출시했다. 러닝 조끼를 비롯해 볼캡, 메시 반팔 티, 경량 반바지 등 러닝 아이템 60여 종을 선보였으며, 제품 가격은 다이소 균일가 정책에 따라 모두 1,000~5,000원 사이로 책정됐다. 기존에도 러닝 양말, 레깅스 등 일부 상품을 판매했으나 특정 브랜드와 협업해 러닝 관련 상품을 대규모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드는 1950년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스키·테니스 등 다양한 종목에서 장비와 의류를 전개해왔다.
이번 협업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2025년부터 르까프, 스케쳐스의 스포츠웨어 제품이 다이소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기능성 반팔티, 카라 반팔 티셔츠, 스포츠 양말, 모자, 장갑 등 다양한 품목이 포함됐다. 지난해 르까프·스케쳐스와의 협업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전문 패션 브랜드 베이직하우스와 손잡고 신규 라인인 '베이직하우스 플러스'를 출시하는 등 패션 상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가격과 브랜드가 동시에 충족된다는 점이다. 르까프의 메시 반팔 티셔츠는 3,000원, 카라 반팔 티셔츠는 5,000원에 판매되며, 동일 브랜드 제품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1~2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브랜드 제품을 기존 가격의 4분의 1 수준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고물가 시대, '초저가' 가격 전략으로 주목받아 온 다이소가 가성비를 앞세운 화장품으로 '잘파세대(Z+알파세대)의 올리브영'으로 떠오른 데 이어, 이번에는 스포츠 의류 분야에서도 무신사 등 기존 브랜드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코로나19가 촉발한 러닝 열풍이 5년 만에 1조 원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국내 러닝 인구 1,000만 명을 겨냥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업종을 불문하고 러닝 마케팅 각축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다이소의 진입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의류 제품 수는 약 800종에 달하며, 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급증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확대가 아닌 유통 구조 자체를 흔드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다이소 의류용품 매출은 2023년 대비 34% 신장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고물가에도 아성다이소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3조 9,689억 원으로 연매출 4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다이소 입점은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창출하는 전략적 기회로 작용한다. 기존 유통 채널보다 가격 진입 장벽이 낮아,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잠재 고객층 유입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류 카테고리 강화는 매출 증대뿐 아니라 전체 매장 방문자 수를 끌어올리는 시너지 효과도 있다"며 "가성비에 브랜드 이미지와 쇼핑 경험까지 더해진다면 의류 부문 역시 다이소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다이소의 공격적인 의류 확대 전략을 긴장감 있게 지켜보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이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등 대형 뷰티 기업들이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시장에 진출한 바 있으며, VT코스메틱과의 협업 제품은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공식이 스포츠 의류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웠다. 30대 남성 A씨는 "전에 나왔던 맨투맨도 편해서 자주 입었는데, 스포츠 브랜드 제품인 만큼 품질은 의심하지 않는다"며 티셔츠류를 여러 장 담았다. 50대 주부 B씨는 "홈쇼핑으로 특가 상품을 사도 기능성 티셔츠는 장당 1만 원은 무조건 넘는다. 가격이 절반 수준인데, 소재도 괜찮은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날 서울 중구 소재 다이소 매장에서 러닝용 반바지를 구매한 김모 씨(40대)는 "평소 러닝을 즐겨하는데 헤드와 협업한 제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 점심시간을 쪼개 찾아왔다"며 "운동복은 소모품적인 성격이 강한데 가격이 저렴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이번 출시는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다.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이소 러닝 조끼 직접 써봤는데 괜찮더라", "다이소 이제 집이랑 차 빼고 다 있어", "풀 착장이 2만 원도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이소 가성비 제품에 대해 누리꾼들은 "품질이 나쁘다고 해도 5,000원이라는 가격은 인정해야 한다", "5,000원에 나온 게 어디냐", "이게 진짜 5,000원이 맞냐?"며 가격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일부에서는 브랜드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브랜드 제품이 균일가 매장에 등장함으로써 기존 정가 제품과의 품질 차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NS에서 보고 다이소 신상을 알고 집 근처 재고 조회를 해봤는데 다 품절이라 다른 매장까지 가서 겨우 샀다"는 후기와 함께, 입고 여부를 묻는 문의가 매일 이어질 정도로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