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마무리 투수, 극심한 제구 난조 속 코치진 제안마저 거절
- 1군 복귀 위한 증명만이 해답
참고사진 = 사이버 윤석민 유튜브 공식계정
한화 이글스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키움전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 김서현(22)을 1군 엔트리에서 전격 말소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으로, 지난해 69경기에 등판해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에이스 마무리의 시즌 두 번째 2군행이다.
추락의 시작은 2025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SSG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분의 2이닝 동안 2피홈런을 포함해 4실점으로 무너진 김서현은 이후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73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새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2026시즌에도 한화의 마무리 자리를 맡아 시즌을 출발했지만, 지난 4월 14일 삼성전에서는 단 1이닝 동안 볼넷 6개와 사구 1개, 무려 7사사구 3실점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남겼다. 이에 구단은 재정비를 위해 김서현을 1차 2군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5월 7일 KIA전에서의 1군 복귀도 순탄치 않았다. 7점 차로 앞선 9회말에 등판했음에도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조차 잡지 못하고 4실점을 허용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번 2차 말소의 배경에는 코치진과의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박승민 투수코치가 김서현에게 투구폼 수정을 제안했으나, 김서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칭스태프는 폼 변화 없이는 제구의 극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김서현이 2군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결정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은 13일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지금 폼을 고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고치는 것도 본인이 납득을 해야 코치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던지면서 제구력을 잃고 있으니, 2군에서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가질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두고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투구폼 수정 거부다. 코치진의 전문적인 제안을 선수가 직접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수의 자율성과 팀의 경기력 사이에서 구단이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다. 김서현은 과거에도 투구폼을 고정하려던 시기에 구속과 제구를 동시에 잃은 적이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그의 거부가 단순한 고집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경험적 판단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두 번째 논란은 팀 피해 문제다. 마무리 공백이 길어지면서 한화 불펜 운용 전반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고, 외국인 투수 쿠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는 "마무리 한 명의 부진이 팀 전체의 승부처 관리를 흔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 번째로는 멘탈 문제를 둘러싼 입스 논쟁이다. 아무리 여유로운 상황에서 등판해도 좀처럼 안정을 되찾지 못하는 모습에 팬들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 문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부 팬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서현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영상을 올리는 등 극단적인 반응도 나왔으며, 김서현 본인은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족도 그 영상을 봐서 많이 힘들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경문 감독의 기용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기회를 반복적으로 제공한 것이 지나친 온정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선수의 자신감을 살려주는 방식이 김서현에게는 가장 잘 맞는 방법이었다"며 감독의 접근법을 옹호하는 시각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태를 향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비판적인 여론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한 누리꾼은 "투구폼 수정도 거부하면서 1군에서 던지겠다는 건 팀을 볼모로 잡는 것 아니냐. 결과가 이 모양인데 고집은 왜 피우나"라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누리꾼은 "상대 팀에서 김서현이 나오면 역전이라 생각한다는 게 이제 농담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작년 그 김서현이 맞나 싶을 정도"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우려 섞인 시각도 눈에 띄었다. "입스 증상 같은데 폼 고쳐서 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심리 상담을 먼저 받는 게 맞는 순서 아닐까"라는 반응이 공감을 얻었다. 멘탈 문제를 기술적인 접근으로만 해결하려는 구단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였다.
반면 김서현을 감싸는 옹호론도 적지 않았다. "작년에도 폼 고치려다 망했잖아. 자기 폼을 유지하면서 제구를 찾는 게 맞는 방향일 수 있다. 섣불리 건드리는 게 더 위험하다"는 댓글이 달리며 팬들 사이에서 공방이 이어졌다. 또한 "구속을 좀 포기하더라도 제구가 되는 폼으로 바꿔야 한다. 제구가 돼야 구속도 의미 있지 않냐"는 절충적인 시각도 나왔다.
응원의 메시지도 빠지지 않았다. 야구 레전드 윤석민이 유튜브 채널에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이겨내야 스토리도 쌓이고, 나중에 후배들한테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니더라고 말할 수 있다"며 김서현을 위로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2군에서 확실히 정비하고 돌아오길 바란다"는 격려 댓글이 이어졌다.
김서현의 1군 복귀 시점은 오롯이 2군에서의 성과에 달려 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보면서 내용에 따라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록뿐 아니라 볼-스트라이크 비율, 제구의 안정성 등 내용 면에서의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다.
투구폼 수정 없이 제구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다. 과거 폼 고정을 시도했을 때 구속과 제구를 동시에 잃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코칭스태프도 강압적인 변화보다는 김서현 스스로가 납득하는 방식의 접근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서는 마무리 공백이 길어질수록 시즌 운용에 부담이 커지는 만큼, 김서현의 빠른 자기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야구계의 시선은 지금 이 순간 대전의 2군 마운드로 쏠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