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일부 유통 대리점, 요금제 낮추겠다는 고객에게는 업무거부
- 휴대폰 판매점에 요금제 하향 유지율 지표적용, 건별 3만원씩 패널티 부여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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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챗봇 도입을 두고 현장의 목소리가 분분하다. 이미 KT에서 시행한 챗봇 도입의 실상을 겪은 판매자들의 우려가 깊어진 이유다.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 서명훈 고문은 "챗봇 도입의 목적은 환영한다. 하지만 요금제를 변경하는 방법을 두고 오로지 챗봇만을 이용하게 한다는 것은 고령사회인 대한민국을 헤아리는 처사라고 보기 어렵다. SK의 챗봇 도입은 요금제를 변경하는 방법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어 불필요한 통신비 지출을 유도한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 챗본 변경이 아니어도 제안할 수 있는 대안이 많은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골목상권에 있는 휴대폰 판매점에 내방하는 비율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스마트폰에 서툰 어르신들이라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을 챗봇으로만 한정한다면 어르신들의 요금제 변경에 당장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이어서는 일선에 또 다른 일감만 밀어주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SK텔레콤의 일부 대리점들의 '요금제 변경 거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휴대폰을 개통할 당시에는 고가 요금제로 가입을 시킨 뒤, 요금제 변경이 가능한 시점이 도래했을 때 요금제를 낮추려는 이용자의 요청에 제한을 둔다고 했다.
예를 들어 70,000원짜리 요금제를 사용하던 이용자가 100,000원짜리 고가 요금제를 이용하던 유지기간을 모두 지킨 뒤, 실사용량에 근거해 '정말 필요한' 50,000원의 요금제로 변경을 원한다면 현장에서의 조치는 불가하다. 고객센터나 티월드를 이용해 본인이 직접 바꾸는게 아니라면 현장에서는 기존 70,000원 요금제로 변경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망에서는 '요금제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업무거부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다음은 실제 일선에 전달된 SK텔레콤 일부 대리점의 공지다.
[출처 : 휴대폰 판매업 종사자의 제보]
요금제 변경에 대해서 이용자의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필요한 요금제 이상으로 설정하게 유도하는 영업 행위를 지표로 구분해 유지율을 달성하지 못한 일선의 판매점에는 건별 3만 원씩 패널티를 부여했다. 결국 불필요한 통신비를 납부하는 이용자가 생기거나, '거짓'을 기반으로 '유지율'을 채우지 못해 패널티를 감수하는 판매자만 생기는 구조다.
결국 손쉽고 간편한 요금제 변경이 가능하다며 챗봇을 준비하는 SK텔레콤과 현장에서 요금제 변경에 대한 거부로 이용자에 불편을 초래하는 SK텔레콤 대리점, 요금제 변경을 이용한 '유지율'이라는 지표에 발목 잡힌 판매점 모두가 이용자의 통신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월 집계된 SK텔레콤의 회선은 2천3백만 개로 확인됐다. 이중 1%가 월 20,000원의 불필요한 통신비를 더 납부할 경우 46억에 달하는 수입이 발생한다.
현장 관계자는 "소외되고 취약한 계층이라고 볼 수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가 불필요한 통신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경향이 크다."라며 "이동통신 서비스는 전 연령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공공재의 성격이 강한 만큼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챗봇 서비스 도입은 11월 1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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